'승부사'박태환.쑨양과의 맞대결에선 늘 강했다

기사입력 2012-07-19 10:19



지난 14일 AP통신이 박태환의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예상했다. '중국 수영 신성' 쑨양의 자유형 400m 우승을 전망했다. 쑨양은 18일 중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400m에서도 박태환을 이길 수 있다"고 호언했다. 자신감을 내비쳤다. 런던올림픽 개막을 일주일여 앞두고 라이벌전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수영은 기록 스포츠인 동시에 멘탈 스포츠다. AP통신의 '박태환 은2 동1' 예측은 철저히 '기록'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쑨양은 자유형 400m 기록에서 박태환에 앞선다. 지난 4월 중국 국내 대회에서 시즌 베스트 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맞대결'에서 작용하는 멘탈의 특수성은 간과했다. 모든 스포츠에는 '천적 징크스'라는 것이 존재한다. 박태환은 쑨양과의 맞대결에서 유독 강하다. 쑨양과 붙으면 자신감이 넘친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상하이세계선수권 등 쑨양과의 2차례 맞대결에서 전승했다.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다. 2년 가까이 한솥밥을 먹어온 SK스포츠단 전담팀의 증언에 따르면 박태환은 연습경기에서라도 동료에게 지는 날엔 종일 방문을 닫고 틀어박힌다. 몇 시간이고 수영 동영상을 보고 또 보며 스스로 패인을 분석한다.

지난해 상하이세계선수권 때도 직전 기록은 쑨양이 박태환보다 앞섰다. 쑨양은 지난해 4월 중국 춘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1초48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박태환이 광저우아시안게임 2연패 당시에 세운 한국최고기록(3분41초53)보다 0.05초 앞섰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전혀 달랐다. 박태환은 3분42초04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3분43초24를 기록한 2위 쑨양에 1초20 앞섰다. 8명의 선수 중 7위로 결선에 올라, 물의 저항이 심해 가장 불리한 1번 레인에서 금메달의 기적을 썼다. 처음부터 치고나가는 레이스 운영이 탁월했다. 강인한 정신으로 위기를 이겨내는 '승부사'의 면모를 입증했다. 쑨양은 상하이세계선수권 직후인 지난해 9월 중국선수권에서 3분40초29, 지난 4월 중국춘계수영선수권에서 3분42초31을 기록했다. 박태환이 지난 5월 멜제이잭인터내셔널 대회에서 기록한 3분44초22의 올시즌 최고기록보다 앞선다.

그러나 '디펜딩챔피언' 박태환의 마인드는 한결같다. 쑨양이나 라이벌들에 대해 크게 신경 쓰거나 동요하지 않는다. '도전자' 쑨양은 상하이세계선수권 때도 박태환을 넘겠다고 공언했지만, 박태환은 "걔는 왜 자꾸 내 이야기를 하고 그런데요?"라며 쿨하게 받아넘겼다. '지피지기' 차원에서 쑨양의 컨디션을 마이클 볼 코치와 SK스포츠단 전담팀이 체크하고 있지만, 박태환 본인은 오히려 스스로의 컨디션과 기록에만 집중하고 있다. 지난 2년간의 혹독한 훈련 과정에 대한 믿음이다.

런던올림픽은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런던에서의 목표 역시 쑨양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열아홉의 나이에 이미 금메달을 목에 건 그의 꿈은 그보다 높은 지점에 있다. '세계신기록'을 향한 열망이다. 상하이세계선수권 금메달 직후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세계신기록을 작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지난달 8일 런던올림픽 출정 기자회견에서도 세계신기록을 향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세계신기록'을 세워야 월드클래스 선수라고 생각한다" "세계신기록을 세우면 금메달은 자동적으로 따라올 것"이라고 했다. 자유형 400m의 세계신기록은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파울 비더만이 전신수영복을 입고 세운 3분40초07이다. '마의 40초 벽'을 깨는 것이 관건이다. 박태환은 지난 5월 말 미국 산타클라라대회 자유형 200m에서 전반 100m를 처음으로 50초대(50초99)에 끊어내며 스피드 훈련의 성과를 입증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한국최고기록(1분44초80) 수립 당시의 전반 100m 통과기록(51초39)보다 빨랐다. 지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스테이트오픈에서 5년2개월만에 자유형 1500m 한국최고기록(14분47초38)을 경신했다. 산타클라라 구랑프리 자유형 800m에서도 한국최고기록(7분52초07)을 수립하며 지구력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줬다. 스피드와 지구력 향상을 기록으로 확인했다. 최상의 과정과 결과를 통해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볼 코치가 지도하는 호주대표팀과 함께 프랑스 몽펠리에서 혹독한 조정기 훈련(최고의 경기력을 위해 경기 직전 2주 전부터 연습량을 줄이면서 체력을 비축하는 수영훈련법)을 견뎌냈다. 지난 4월 동아수영대회 직후 볼 코치의 "우리는 행복하다. 하지만 만족하지는 않는다(We are happy but not satisfied)"는 말은 현재진행형이다. 21일 영국 런던에 입성해 마지막 몸만들기에 돌입한다. 하루 1만5000m에 달하던 훈련량은 7000~8000m까지 줄였다. 28일 자유형 400m 첫 경기 직전엔 4000~5000m까지 훈련량을 줄여 몸을 가볍게 할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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