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훈련 프로그램과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우승 기록을 예측하는 마이클 볼 코치는 400m 우승 기록을 3분41초대 초반으로 전망했다. 박태환의 능력이라면 39초대까지 찍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기 위해선 구간별 랩타임은 얼추 맞아 떨어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우승의 키로 제시된 구간별 랩타임은 '53초-55초-55초-54초'였다. 라이벌 쑨양의 기량과 레이스 운영 능력이 녹록치 않기 때문에 제시된 랩타임을 반드시 지켜야 했다. 비더만은 세계 기록을 작성할 때 '54초42-54초60-56초15-52초38'의 구간별 랩타임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태환(23·SK텔레콤)은 이 랩타임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29일 오전(한국시각) 런던올림픽 결선에서 기록한 박태환의 랩타임은 '53초34-56초86-56초43-55초43'다. 100m까진 페이스가 좋았다. 초반부터 치고나가는 전략을 사용했다. 의외였다. 박태환이 이 전략을 사용한 것은 지난해 상하이세계선수권이 유일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에선 3~4위권을 지키다 마지막 50m에서 폭풍 스퍼트로 '뒤집기 드라마'를 쓰는 것이었다.
줄곧 선두를 지키던 박태환은 200m부터 랩타임이 1초 이상 뒤처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세계신기록을 앞서는 기록이었다. 그러나 힘이 떨어던 300m에서도 1초 이상 뒤졌다. 장기인 폭발적인 스퍼트도 예전만 못했다.
반면 쑨양의 랩타임은 54초59-56초93-56초12-53초50이다. 200m까지 박태환에 뒤졌지만, 후반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주 종목이 1500m에서 얻은 지구력이 큰 도움이 됐다. 최근 스피드도 향상돼 마지막 박태환에게 따라잡힐 문제점도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