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도마金'홍은정 은메달, 북한 망연자실

기사입력 2012-11-14 12:22


◇13일 제5회 아시아선수권 여자도마 시상식, 강력한 우승후보 북한 의 홍은정에 0.013점 앞서며 금메달을 목에 건 베트남 에이스 판티하탄(가운데)이 환한 미소를 지었다. 2-3위에 오른 홍은정(왼쪽)과 리은하의 어두운 표정과 대조를 이뤘다.

'북한 체조여왕' 홍은정(23·평양시체육단)이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다.

홍은정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도마 금메달리스트다. 북한 여자체조 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체조영웅'으로 공인받았다. 2006년 이후 언니 홍수정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대표하는 '체조 자매'로 명성을 떨쳤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도마에서 홍수정이 은메달, 홍은정이 동메달을 따냈고, 2006년 인도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선수권 도마에선 동생 홍은정이 금메달, 언니 홍수정이 은메달을 휩쓸며 화제가 됐다. 2007년 독일 슈투트가르트세계선수권 도마에선 홍수정이 2위에 올랐고, 홍은정이 4위를 기록했었다. 2008년 언니와 치열한 경쟁속에 올림픽 티켓을 따낸 홍은정은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로테르담세계체조선수권에서 홍수정의 '나이조작' 파문으로 인해 북한은 2년 출전징계를 받았고, 홍은정은 2년만의 국제대회인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노렸다. 다소 살이 붙은 모습이었지만, 특유의 순발력과 유연성은 여전했다. 11일 단체전 도마에서 15.250점을 기록하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챔피언답게 1-2차시기 최고난도 6.5를 구사하는 유일한 선수다.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중국 푸톈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선수권 여자도마 결승 1차 시기, 2번째로 포디움에 오른 홍은정은 베이징올림픽 당시와 똑같이 공중에서 뒤로 2바퀴반(900도) 돌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착지에서 완전히 주저앉는 대실수가 뼈아팠다. 1점 이상의 감점을 기록했다. 2차 시기에선 쿠에르보 풀턴(손짚고 몸펴 앞으로 공중 1바퀴반 돌기)를 무난하게 수행하며 평균 14.687점을 받았다. 베이징 금메달 당시 기록한 평균 15.650점에 한참 못미쳤지만 줄곧 1위를 달렸다. 그러나 2010년 도쿄세계선수권 도마 동메달리스트인 베트남 에이스 판티하탄이 막판 발목을 잡았다. 예선에서 14.375점을 기록하며 3위로 올라온 판티하탄은 7번째 주자로 나섰다. 홍은정에 비해 스타트 난도에서 0.7점 부족했지만, 깔끔한 연기와 착지로 부족한 점수를 메웠다. 1-2차 시기 평균 14.700점으로 홍은정에 0.013점 앞서며, 극적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년만에 국제대회에 출전한 북한에게 홍은정의 금메달은 반드시 이뤄야할 과업이었다. 홍은정의 금메달을 위해 임원, 코칭스태프, 심판 등 체조인들이 합심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홍은정을 지도했던 김춘필 감독은 이번 대회 심판으로 참가했다. 포디움 연습 틈틈이 '애제자'를 챙기는 열의가 인상적이었다. 베트남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북한 코칭스태프와 관계자들의 얼굴이 일제히 굳었다. 웃음기 없는 얼굴로 시상식을 마친 홍은정은 곧바로 이어진 이단평행봉 결승에서 기권했다. 쓸쓸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기자회견에서 기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북한 관계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것같다"고 짧게 답했다.

홍은정의 은메달은 아쉬웠지만, 북한으로서는 의미있는 수확도 있었다. 차세대 에이스의 발견이다. 국제 무대에 첫선을 보인 10대 신예 리은하가 도마 종목에서 14.275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북한이 '제2의 홍은정'으로 키우는 도마 유망주다. 경기 직전 북한 관계자들이 "말근육이다. 앞으로 경험을 더 쌓으면 홍은정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던 선수다. 이번 대회 여자부 심판으로 참가한 정진애 충북체고 체조부 감독은 "아직 기술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상당히 좋은 선수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6년 브라질올림픽에서 북한이 활약을 기대하는 차세대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날 리은하는 홍은정과 같은 난도의 쿠에르보 풀턴을 구사했다. 착지 불안으로 동메달에 그쳤지만, 높이나 순발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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