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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봄, 박태환은 씩씩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일주일에 2번, 단국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매일 아침 저녁으로 물살을 가른다. 수영 없는 삶은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박태환의 '불꽃' 레이스는 오늘도 계속된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아직 끝나지 않은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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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환은 자신의 뒤를 든든하게 지켜주는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다. 팬클럽이 선물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피규어를 들어보이며 활짝 웃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20년 수영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일까. "마이클 볼 감독님을 만났을 때부터"라는 답이 돌아왔다. 광저우아시안게임부터 4년째 함께해 온 볼 감독은 박태환의 스승이자 멘토다. "볼 감독님의 메인세트는 정말 힘들어요. 피도 토했고, 위액이 올라올 때도 있었죠. 죽을 것처럼 힘든 데도 묘한 희열이 있었어요"라며 웃었다. "매번 불가능할 것같은 구간 미션을 주시죠. 이걸 어떻게 하냐고 올려다보면 일단 한번 해보라고 하세요. '10초 미션'을 9초, 8초로 앞당기면, 감독님이 깜짝 놀라시죠. 서로를 믿는 만큼 성취감이 컸어요."
최근 경기인 출신 신임 박종길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이 취임했다. 엘리트 선수로서 바라는 바를 물었다. "다들 변화를 말씀하시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더뎌요. 금전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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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서 박수 받으며 내려와야죠." '400m의 레전드' 박태환이 1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끝나지 않은 레이스'와 '잠들지 않는 꿈'을 조근조근 털어놨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
김연아의 우승에 잠 설친 이유
호주에서 '나홀로' 생활에 익숙한 박태환은 부지런하다. 집안일도 곧잘 한다. '피겨여제' 김연아가 세계를 제패하던 17일, TV 앞에서 빨래를 개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을 지켜봤다. '국민남매'로 함께 성장해온 김연아의 쾌거에 진심어린 축하를 건넸다. "차별화된 톱클래스, 연기 디테일이 완전 다르더라고요." 잠시 머뭇하더니 꽁꽁 감춰둔 속내를 털어놓는다. "연아의 우승이 정말 기뻤어요. 축하할 일이고…, 근데 이상하게 시상대에 선 아사다 마오가 자꾸 보이더라고요. 동메달이 얼마나 속상할까. 연아 없을 땐 1등이었을 텐데…." '1등' 박태환의 눈길이 '패자'에게 머물렀다. 승자의 환희속에 가려진 패자의 눈물을 헤아렸다. "저도 로마, 런던에서 밀려봤잖아요. 그 마음을 알죠"라며 싱긋 웃는다.
"사실 그날 밤 잠을 설쳤어요. 부럽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더라고요. 김연아 선수는 2년 쉬고 4년만에 나왔는데…, 나도 복귀전에서 잘해낼 수 있을까. 내가 만약 연아처럼 몇년 쉬다 세계선수권에 나간다면 저렇게 성공할 수 있을까. 0.01초에 승부가 엇갈리는 기록종목에서도 그게 가능할까…." 새벽까지 이런저런 생각에 뒤척였다. 수영이 없는 삶은 생각해본 적 없다. 은퇴도 생각해본 적 없다. 마음속에 '은퇴의 원칙' 하나만 세워뒀다. "정상에서 박수받으며 내려와야죠. 망가지면서 하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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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힘든 순간, 가장 힘이 되는 건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이다. 팬들의 메시지가 조롱조롱 매달린 트리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3.10/ |
최근 어린이용 영양제를 판매하는 홈쇼핑 생방송 출연이 논란이 됐다. 박태환은 의연했다. "돈 때문에 홈쇼핑까지 나왔다는 동정여론이 많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설령 돈이 없다고 해도, 어린이용 제품이고 건강기능제품인데 이름만 대충 걸고 하는 일이면 안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태환은 '의리파'다. 유난히 낯가림이 심하지만, 한번 마음을 준 이들에겐 '수영하듯' 최선을 다한다. 5년 장기후원을 약속해준 중소기업의 특허받은 제품이었다. 고민끝에 홈쇼핑 1회 출연에 합의했다.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 대신 근황 토크만 하다 왔다. '박태환 효과'는 확실했다. 박태환이 화면에 나올 때면 실시간 주문 그래프가 솟구쳤다. "50% 정도 팔렸다는데 건강기능제품으로는 꽤 높은 판매율이라고 하더라구요"라고 귀띔했다. "제 브랜드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산전수전 다 겪었는데 '홈쇼핑 논란'쯤이야 뭐"라며 웃어넘겼다.
올림픽 챔피언의 후원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동정여론도 불거지고 있다. 힘든 시기에 힘이 돼준 눈빛들을 기억하고 있다. "잘되겠죠. 좋은 후원사가 생기면 한결같이 응원해준 팬 여러분들을 모시고 식사대접이라도 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이인호 체력담당 트레이너, 손석희 물리치료 트레이너 등 전담팀 선생님들과 다시 훈련장을 향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레이스'를 외롭게, 그러나 당당하게 준비하고 있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