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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선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은 의연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가 얘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결론 나지 않았다. 지금은 하던대로 연습하고 있다. 결정이 어떻게 나든 그것에 따라야 한다." 7일 강릉선수촌 국기광장에서 열린 입촌식에서 참석한 이들은 당당히 말했다. 첫 훈련도 씩씩하게 진행했다.
마침내 맞이한 꿈의 무대.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꿈을 온전히 펼쳐보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민유라-겜린 조가 쓰는 '아리랑' 가사에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라는 구절이 있다"며 "자칫 올림픽 때 '독도'라는 단어가 정치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에 따라 ISU에 문의했다. ISU의 결과가 나오면 대한체육회를 통해 IOC에 문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유라-겜린 조는 일단 가사 없이 음악만 있는 음원을 제출했다. ISU의 결정에 따라 독도 가사가 포함된 음악을 사용할지 여부를 준비하고 있다.
때아닌 '독도 논란'이 이들의 발목을 잡을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한반도기 독도 표시가 첨예한 관심사로 떠오르며 상황이 바뀌었다. '정치적 사안을 스포츠와 연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IOC의 권고와 전례 등을 고려해 평창올림픽에서 사용하는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하지 않기로 합의했으나, 남북 단일팀 단복에 독도가 그려진 한반도기 패치가 발견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일본 정부 역시 '유감'의 뜻을 밝히며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위기에 놓였다. 이 불똥이 결국 민유라-겜린에게 튀었다.
일단 네벨혼 트로피와 4대륙선수권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던만큼 원곡 사용을 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도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민유라-겜린은 논란 대신 훈련에 집중했다. 민유라는 "우선 쇼트를 통과해야 프리에 나설 수 있다. 쇼트만 생각하고 있다. 또 '독도' 문제로 곡 수정이 되더라도 우리가 하는 프로그램이 달라지는 건 아니다. 큰 지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주변의 걱정과 달리 민유라는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즐기는 것 같았다. 이미 입촌식에서도 춤을 추며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한 그다. 민유라는 "얼음 상태가 좋고 올림픽 분위기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며 "긴장보다 흥미롭다. 4대륙 선수권에서도 '대한민국 민유라, 겜린'이 장내에 울려퍼질 때 박수가 많이 나와서 기분이 좋더라. 평창에서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웃었다.
씩씩하게 훈련을 마친 민유라-겜린은 9일 팀 이벤트를 시작으로 올림픽 무대에 첫 선을 보인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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