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팀 킴) 주장 '안경 선배' 김은정(28)은 평창동계올림픽 은메달을 딴 후 펑펑 울었다. 스웨덴과의 결승전에서 패한 후 그는 모든 걸 내려놓은 듯 눈시울을 적셨다. '빙판의 돌부처'였던 스킵 김은정은 그동안의 심적 부담이 매우 컸다. 김은정의 이끈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국민들에게 충분히 기쁨을 선사했다.
김은정은 처음부터 컬링과 궁합이 잘 맞았다. 스톤을 밀어서 상대 스톤을 쳐내는 재미가 쏠쏠했다. 학교 방과 후 활동 수업에 컬링팀이 있다는 걸 알고 그 팀에 합류했다.
그렇게 스톤을 잡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다. 지금 그의 가슴에는 태극마크가 새겨졌다. 김은정은 컬링의 꽃 스킵(주장)이 됐고, 자신을 따르는 팀 동료들이 붙었다. 친구 영미에다 영미 동생 김경애(서드)와 경애 친구 김선영(세컨드)까지 가세해 손발을 맞췄다. 그리고 귀염둥이 팀 막내 김초희까지 합류했다.
다시 4년의 경험이 쌓인 김은정의 '팀 킴'은 2017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승리,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팀 킴'은 평창올림픽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김은정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컬링 열풍의 중심이다. 한국은 예선 9경기에서 8승1패로 1위로 준결승에 진출, 일본을 연장 11엔드에 극적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김은정의 마지막 스로 샷으로 1점을 따내며 라이벌 일본을 제압했다. 승리를 확인하고 스킵의 무게감에서 벗어난 그는 예선 패배를 설욕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김은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안경 선배' '영미야' 등의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네티즌들은 경기 때만 안경을 쓴 채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김은정의 카리스마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경기장 밖 쾌활할 김은정은 컬링 빙판에만 서면 '돌부처'로 둔갑했다. 또 그가 경기 때마다 리드 김영미를 '콜'할 때 외친 '영미야'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김영미에게는 애칭 '국민 영미'가 붙었고, 김은정의 '영미' 콜 어조 의미 분석이 웹에서 순식간에 퍼지기도 했다. 김은정의 엄마 이름도 김영미씨다.
강릉=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