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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할 땐 강하게 해야죠. 그게 감독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V리그에 '여풍(女風)'이 불고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이 박미희 감독의 지도 아래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 당시 박 감독 특유의 '엄마 리더십'이 주목받았다. 하위권에 맴돌던 흥국생명을 따스한 손길로 깨웠다는 평가. 때문에 이 감독 선임 후 현대건설 역시 '엄마 리더십'을 기대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감독은 활짝 웃었다. "엄마 리더십? 나는 조금 다르다. 강한 리더십으로 이끌 계획"이라며 "프로는 전쟁이다. 강한 긴장과 압박을 이겨내야 더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자 선수들이 마음 여리고 섬세한 부분이 있다.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강하게 할 땐 강하게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선수시절 호남정유의 전성기를 이끈 '명세터'였다. 세터 이다영 활용법도 관심을 모았다. 이 감독은 "일단 가진 재능이 좋은 선수다. 의욕도 있어 앞으로 더 성장하리라 본다"면서도 "하지만 더 강하게 키워야 한다. 아주 그냥 잔소리를 많이 해버릴 생각"이라며 미소지었다.
'철의 여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이 감독이다. 그가 그리는 현대건설의 밑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가장 중요한 건 조직력이다. 그게 안 되면 모든 게 힘들다. 조직력이 좋은 팀은 누굴 만나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높은 수준의 조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기본기가 필수다. 현재 강도 높은 기본기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한 리더십에 강도 높은 집중 훈련. 초반부터 너무 세게 가는 것은 아닐까. 이 감독은 "여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선수들의 마음을 안다. 세게 세게 하려면 나 역시 굳은 결심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잘 견디고 따라올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흔히 여성을 섬세하고 여리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여자가 가진 '강함'도 분명 있다. 선수들은 코트 밖에선 누구보다 예쁠 수 있지만 코트 위에선 악착스럽게 그리고 강하게 뛰어야 한다"며 "그게 팬들이 바라는 현대건설의 모습"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춘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