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가 열린 천안유관순체육관.
예상대로 였다.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모두가 함께 즐기는 판이 제대로 만들어졌다.
현대캐피탈이 이처럼 대승적인 선택을 내린 것은 배구 전체의 흥행을 위해서였다. 배구의 인기가 점점 올라가면서 원정 응원을 가는 팬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홈팬들과 달리 원정팬은 경기 외에 즐길거리가 많지 않다. 적지 않은 비용을 내고 오는 열혈팬들이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응원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원정팀에 대한 배려가 필요했다. 문화가 바뀔 필요가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물론 동원팬들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개별적으로 응원하는 분들 역시 재밌게 즐기다 가셔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결국 배구 전체 파이를 키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새로운 분위기가 정착되면 보다 즐기는 문화가 커질 수 있고, 이는 곧 팬들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사실 KOVO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각구단 관계자들과 1층 응원 제한 규정을 풀기 위해 논의를 했다. 팬들을 위한 방안이라는 점에서는 모두가 공감했지만, 경기력 저하를 이유로 반대하는 일부 구단들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이 이번 선택을 두고 조심스러워 했던 이유다. 하지만 한차례 진행 결과, 정작 선수들은 '지장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응원 도구를 썼는지 모르는 선수들도 있었다. 현대캐피탈은 상대 구단의 협조 하에 계속해서 1층 원정 응원 도구 개방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캐피탈은 구단 운영부터 마케팅까지 한차원 앞선 모습으로 V리그 판을 선도하고 있다. 그런 현대캐피탈이 내린 또 한번의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가 주목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