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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을 돌아 4라운드에 돌입한 V리그의 트렌드는 바뀌지 않고 있다. '강서브→블로킹→득점'이다.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든 뒤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이단연결된 공을 블로킹으로 잡아내는 방식이다.
이런 상황이라 박 감독은 결국 한 가지 전략밖에 내놓을 수 없다.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타 팀들도 비슷한 패턴으로 경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박 감독은 "공격력이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빼앗기는 점수를 서브와 블로킹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V리그 7팀 중 공격성공률 부문에서 4위(50.82%)를 기록 중이다. 특히 오픈 공격의 성공률이 뚝 떨어진다. 40.50%밖에 되지 않는다. '국보급 세터' 한선수가 시즌 초반 중심을 잡지 못하면서 날개 공격수 가스파리니의 측면 공격 성공률이 떨어졌다. 레프트 정지석이 52.97%의 성공률을 보이며 라이트 공격 부진을 보완하고 있다. 여기에 레프트 김학민까지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어 '레프트 부자' 박 감독도 매 경기 힘겨운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진성태가 버텨주고 있는 센터진 덕분에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속공 부문에서 1위(59.09%)를 달리고 있다.
고무적인 면은 '닥공'을 도울 자원들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학민과 센터 진상헌이다. 김학민이 돌아오면 서브와 리시브가 강화된다. 김학민은 상대에게 목적타를 넣을 수 있는 서브 능력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리시브도 좋다. 진상헌은 진성태 홀로 버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센터진에 큰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박 감독의 틀어진 계획이 시즌 막판 맞아떨어진다면 이제 이륙을 시도한 대한한공이 고공비행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