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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30)이 1년 만에 활동 무대를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옮긴다. 행선지는 터키다. 다만 팀은 페네르바체가 아닌 에자즈바쉬다.
2016~2017시즌을 마치고 중국 상하이로 건너간 김연경은 한 시즌 만의 대륙을 반하게 만들었다. 사실 김연경이 상하이에 입단했을 무렵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심했던 민감한 시기였다. 때문에 일부 팬에게 환대받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김연경은 급이 다른 기량으로 중국 팬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 시즌 하위권이었던 상하이를 1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며 편견을 가졌던 팬들이 곧바로 돌아섰다.
아쉬움은 4개국 리그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연경은 한국에서 흥국생명 소속으로 세 차례(2005~2006, 2006~2007, 2008~2009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일본으로 건너가 JT마블러스 소속으로 2010~2011시즌 우승을 맛봤다. 또 터키 페네르바체의 2014~2015시즌과 2016~2017시즌 우승을 이끌며 '우승 청부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중국에선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했다.
김연경을 원하는 터키 팀이 페네르바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복수의 팀 중 에자즈바쉬도 있었다. 에자즈바쉬는 중국 상하이보다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김연경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김연경은 고심의 고심을 거듭했다. 이적 때마다 늘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특히 이번 거취 결정은 더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 출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자배구 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이룬 김연경에게 올림픽 메달은 '한'이나 다름없다. 2012년 런던 대회에선 4위에 그쳤고, 2016년 리우 대회 때는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보고 싶다"는 것이 김연경의 마지막 소원일 정도다. 그래서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했다. 그 중 2018~2019시즌 터키리그로 복귀했다가 2019~2020시즌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 중국으로 복귀해 도쿄올림픽을 대비하는 방안도 거론되기도 했다.
대표팀에 소집돼 발리볼 네이션스리그를 치르고 있는 김연경은 결국 에자즈바쉬를 택했다. 에자즈바쉬는 터키 여자리그에서 최다 우승(17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강팀이다. 그러나 우승 인연은 2012년 이후 끊겼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