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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의 강스파이크]팬 늘리고 선수 살리는 프리시즌 매치 대환영, '고스트 타임' 줄이자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7-24 05:00



V리그의 인기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TV시청률, 관중증가율 등 수치상으로도 증명됐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한 가지 있었다. 시즌과 비 시즌의 관심도가 천양지차라는 것. 통상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6개월간 펼쳐지는 시즌에는 팬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 월요일만 빼고 일주일에 6일간 경기를 하다 보니 수많은 이슈가 쏟아지기 마련이다. 다만 컵 대회를 열기 전 4월부터 8월까지가 문제다. 배구가 팬들의 뇌리에서 잊혀진다. 선수단 휴식기이기도 하고 대표팀 차출로 스타 선수들이 빠져나가는 면도 없지 않다. 게다가 프로축구와 프로야구로 관심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프로배구가 스스로 이슈몰이를 하지 않은 부분 만큼은 반성해야 한다.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또 다시 앞장섰다. 양팀은 오는 27일과 28일 오후 7시 강원도 홍천 종합체육관에서 프리 V-클래식 매치를 실시한다. 한국배구연맹(KOVO) '비연고지 활성화' 정책의 첫 걸음을 양팀의 수장들이 공감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과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6월 중순 KOVO 워크숍 때 공감대를 형성했다.

분명 "맥 빠진 경기"라고 비난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문성민 전광인 등 스타들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을 위해 대표팀에 차출돼 있다. 그러나 이렇게라도 비 시즌간에 경기를 하면서 저변을 확대해나가는 양 구단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팬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수혜를 본다. 이번 프리시즌 매치에선 팀 내 모든 선수에게 경기출전 기회를 부여 할 예정이다. 지난 시즌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이 양일간 대거 투입돼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선수'는 뛰어야 '선수'다. 이번 매치는 사실상 비주전 멤버들의 기량 향상의 장으로 삼을 수 있다.

처음부터 백업으로 태어난 선수는 없다. 주전과 비주전은 종이 한장 차다. '신데렐라 스토리'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주전 멤버와 선의의 경쟁이 불가피해지면 팀이 더 건강해진다. 선수간 격차가 줄어들면 경기는 더 박진감 넘칠 수밖에 없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이참에 선수 정원을 늘리는 것도 다시 한 번 검토됐으면 한다. 비 시즌 기간 국제대회를 위해 차출된 인원과 부상자를 제외하면 일부 팀은 선수가 턱없이 부족해 경기조차 치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정원(최대 18명)에서 5~6명 안팎의 선수들을 늘리게 되면 팀들이 비 시즌 기간에도 수월하게 선수단을 운영해 경기가 가능해진다. 특히 미니리그를 통해 시즌이 끝나도 꾸준하게 배구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프리시즌 매치는 '우승해도 별 다른 메리트가 없다'는 볼멘 소리를 듣고 있는 컵 대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비연고지를 돌며 치르는 프로젝트성 대회로 전환시키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최근 전직 배구인을 만났다. 그는 "과거에는 사람들이 시도 때도 없이 배구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게 팬들의 입에서 밥 먹듯이 배구 얘기가 나와야 진짜 인기가 있다는 증거"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6개월간 환희에 젖었다 다시 6개월간 유령처럼 사라지는 프로배구. 자, 이제 한번 힘을 모아 '고스트 타임'을 없애보자. 스포츠2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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