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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위험한 상황이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트라이아웃에서 다시 재회한 가스파리니를 비롯해 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등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들이 건재한 대한항공은 초반부터 치고 나가며 독주 채비를 갖췄다. 우승 경쟁의 라이벌로 평가받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가 크고 작은 문제로 주춤하고 있어, 대한항공의 안정감은 상대적으로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하지만 박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지난 시즌까지는 초반에 체력을 비축해서 중반, 종반에 치고 나갔다. 올해는 대표팀에 차출됐던 선수들이 일정문제로 엇박자가 나서 체력을 비축할 수 없다. 그날 그날 컨디션에 맞춰서 하고 있다. 시즌 전체로 보면 그렇게 좋은 시나리오는 아니다. 갑자기 체력이 떨어지면 감당하기 어렵다. 조금은 위험한 상황이다. 솔직한 이야기다. 승수 쌓아놓을때까지 최고 많이 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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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정지석 곽승석 레프트라인이 맹활약을 펼치며 대한항공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정지석은 외국인급 공격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레프트는 공수 모두를 커버해야하는만큼 체력적으로 갈수록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 한선수는 "지석이나 승석이가 떨어질까 걱정이 되긴한다. 상대 서브가 강하니까 리시브만으로도 힘든데 공격도 해야하니까. 둘의 체력을 잘 신경써야 할 것 같다. 방법은 선수들이 버티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2연패를 위해서는 결국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다행히 대한항공은 나머지 선수들이 팀의 약점을 잘 나눠가지며 초반 승수를 더해가고 있다. 박 감독은 "정지석 곽승석 센터진들이 이들의 부담을 커버해주고 있다. 그렇게 시즌을 끌고가고 있다. 그게 바로 팀"이라며 "다행히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며 꾸역꾸역 승점을 더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지난 시즌 우승 후 쌓은 자신감도 큰 힘이다. 한선수는 "확실히 팀이 더 단단해진 느낌이다. 이제 쉽게 지지 않을 것 같다. 팀이 안정적으로 가고 있는만큼 더 잘버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