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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을 울린 사람. 무릎부상을 절룩이던 전광인도, 노익장을 과시한 여오현 코치도, 허리부상을 딛고 맹활약한 파다르도 아니었다. 세터 이승원의 얘기에 최 감독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이승원은 "홀가분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나 뿐만아니라 선수들 모두 간절했던 것 같다"는 이승원은 "개인적으로는 2년 전 우승했을 때보다 이번이 더 좋았다"라고 했다.
최 감독이 울었다는 얘기를 하자 이승원도 "영상을 봤다"고 했다. "감독님께서 나를 안아주시면서 그말씀을 하셨다. 영상으로 감독님 우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는 이승원은 "올시즌 기억이 났고, 나 때문에 감독님과 동료 선수들이 많이 걱정했었다. 좋은 결과로 시즌을 마칠 수 있게됐다. 정말 홀가분하다"고 했다.
최 감독은 "플레이오프 2차전 때 허수봉이 잘해줘 분위기가 올랐고 그것이 계속 유지되면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허수봉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게 바로 이승원의 토스였다. PO 2차전 1세트 위기(22-23, 23-24) 때 허수봉에게 연속해서 공 올려준 이유를 묻자 "상대 블로킹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승원은 "당시 전위에 전광인 선배가 있었는데 아가메즈도 전위에 있어서 블로킹을 의식했다. 그래서 (22-23에서 후위에 있는) 허수봉에게 줬는데, 다행히 허수봉이 잘 때려서 나도 살았다"며 "사실 올리면서 부담 많이 느꼈다. 수봉이는 스코어를 보고 있지 않아서 마음 편했다고 하는데, 나는 점수를 알고 있어서 더 부담스러웠다. 감독님께서 '나와 승원이가 반대로 생각했다'고 하신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말했다.
백업멤버가 아닌 주전으로 팀 우승을 함께한 이승원에게 이번 챔프전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승원은 "챔프전이 내 배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다"라면서 "더 배우고 노력해서 이 분위기를 유지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힘차게 말했다.
천안=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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