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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화려하게 돌아온 V리그. 그러나 결말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2대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배했다. 1,2차전을 내준 흥국생명은 3차전까지 패배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좌절됐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비시즌 내부 FA '에이스' 이재영을 잔류시켰고,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이자 국가대표 세터 이다영을 FA로 영입했다.
가장 큰 기대 요소는 따로 있었다. 2008~2009년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뒤 일본, 터키, 중국 무대를 누비며 '월드클래스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김연경이 돌아왔다.
비록 12년 전 모습은 아니었지만, 김연경은 '배구여제'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공격과 수비 모두 제 몫을 했다. 특히 결정적인 상황마다 해결사가 되면서 팀의 중심을 잡았다.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말이 따라왔지만,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일이 터졌다. 정규시즌 막바지 이재영과 이다영이 '학폭 논란'으로 팀에서 이탈했다. 흥국생명은 급격하게 흔들렸다. 5라운드까지 1위를 달렸지만, 6라운드에서 GS칼텍스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면서 정규리그 우승이 불발됐다.
김연경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시즌이 끝난 뒤 다음 시즌도 한국에서 계속 뛸 지 모르겠다"라며 이별을 암시하는 말을 남겼다. 여전히 해외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번 포스트시즌이 국내 무대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김연경도 절실하게 경기에 임했다.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블로킹 과정에서 우측 엄지 손가락을 다쳤지만, 붕대를 감고 팀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끌었다.
마지막을 암시하고 맞이한 챔피언결정전. 공교롭게도 12년 전 V리그 마지막 챔피언결정전 상대였던 GS칼텍스를 다시 한 번 만나게 됐다. 12년 전에는 팀을 정상으로 올린 뒤 떠났지만, 이번에는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1,2차전을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3차전에서도 1,2세트를 내주면서 패색이 짙어진 순간. 김연경은 해결사가 돼 공격을 풀어갔고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김연경 하나로는 역부족이었다. 풀세트까지 갔지만, 주전과 백업 가릴 거 없이 집중력을 발휘한 GS칼텍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은 3차전에서 27득점 공격성공률 52.17%를 올렸지만, 마지막 순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유종의 미'를 다짐했던 배구여제였지만, 12년 전과는 다른 결말을 마주하게 됐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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