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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배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7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김사니 IBK기업은행 감독대행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를 모아놓고 이야기를 건넸다고 한다. "밖에서 나오는 말들은 낭설일 뿐이다. 내가 하는 말이 진실이다. 나를 믿고 따르라."
배구인들도 제대로 뿔이 났다. 팀 이탈자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는 기업은행의 처사에 어이를 상실했다. 배구인의 자존심을 망가뜨린 김 대행과 기업은행 프런트의 행보에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행동으로 맞불을 놓았다. 경기 전 감독간 악수를 거부했다. 김 대행은 중앙 본부석 쪽으로 이동해 차 감독과 악수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차 감독은 김 대행을 등지고 코치와 대화를 나누며 김 대행을 외면했다. 차 감독은 승리 인터뷰에서 "배구인으로서 할 말은 많다. 여러 가지 생각도 가지고 있다"라면서도 "이 부분은 경기력과 상관없이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 이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반성은 없고, 말이 바뀐다. 지난 27일 경기를 앞두고 김 대행은 "당시 구단을 이탈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무단이탈 내용을 부인했다. 사직서를 제출한 뒤 팀에 조처를 기다렸다는 것. 하지만 지난 23일 자신이 처음 지휘한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무단 이탈에 대한) 구단의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들었다. 당연한 것"이라는 발언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 사퇴하겠다"던 김 대행은 "아마 코치로 내려갈 것 같다. 코치직을 지킬 것 같다"며 프런트에서도 결정되지 않은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정해놓는 모습까지 보였다.
또 "코치는 감독-선수간 사이를 원만하게 이끌 수도, 분란을 조장할 수도 있는 위치다. 헌데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건 도를 지난친 욕심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내가 배구판에 30년 넘게 있었다. 직접 보지 않아 말은 아낄 수밖에 없지만, 이 사태가 이렇게 된 과정이 뻔히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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