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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기업은행 배구단에 남아서 나(김호철 감독)랑 같이 운동하려면…"
이미 김호철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6라운드는 테스트'라고 예고했다. 1라운드를 전패했고, 이미 숱한 내홍과 난항을 겪은 팀이었다. 일찌감치 봄배구와는 선을 그었다. 5라운드까지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내고, 6라운드부터는 웜업존 선수들이 경험을 쌓는 무대라고 공언했다. 실전에서 어린 선수들을 테스트하며 옥석을 골라내겠다는 취지다.
2일 흥국생명전은 기업은행의 6라운드 첫 경기였다. 공언한대로 큰 폭의 교체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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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감독은 "레프트를 주목해달라. 자리 하나를 차지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연습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기업은행에는 표승주와 산타나 외에도 레프트가 5명이나 있다. 김주향을 비롯해 육서영 박민지 최수빈 양유경까지, 이들 모두가 이날 코트를 밟았다.
김주향은 25득점을 올리며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했다. 육서영은 주로 김희진을 대신해 라이트를 맡았다.
특히 신인 양유경에겐 이날 경기가 특히 각별했다. 부상으로 인해 긴 재활을 겪었고, 최근 들어 조금씩 모습을 보이던 그다. 4세트 막판 잠깐 코트에 나섰지만, 리시브 범실을 범하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 뒤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고, 이를 김 감독과 선배들이 달래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신인에게도 '테스트'의 무게감이 제법 무겁게 와닿았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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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신예 선수들에게 완전히 경기를 맡겼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예정이다. 김 감독은 "오늘은 본인들이 주가 되서 경기를 했지만, 이제 언니들과 함께 뛰면서 어떻게 보조하느냐도 체크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앞날을 구상할 여유가 있다니, 감독을 시작한 뒤로 가장 편안한 시즌"이라며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2년 후를 봐야한다. 표승주 김수지 김희진 같은 선수들을 대신할만한 선수들이 나와야한다"며 본격적인 리빌딩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감독과 기업은행의 계약 기간은 2023~2024시즌까지다.
"우리 선수들이 아직 멘털적으로 약한 거 같다. 잘 안될 때는 서로 극복해 나갈 수 있어야한다. 기업은행에 남아서 나랑 같이 운동하려면 멘털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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