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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솔직히 모두를 만족시킬 순 없다."
17일 우리카드전에 임한 대한항공의 모습이 그랬다. 대한항공은 1~2세트를 잇따라 내줬지만, 3~5세트를 내리 따내며 역스윕 승리를 완성했다.
한선수가 흔들리니 유광우, 정지석이 부진하자 정한용이 투입돼 자기 역할을 해냈다.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무라드와 임동혁도 교대로 투입된다. 에스페호, 조재영도 언제든 출전 기회만 얻으면 제몫을 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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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초반에는 내가 전술적으로 잘못 판단했다. 다행히 3세트부터 흐름을 바꿀수 있었다. 우린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까, 힘들때 교체를 통해 팀 승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기다."
하지만 좋은 선수가 많은 만큼 출전시간이 부족하다. 선수단내 불만이 생길 수 있다. 사령탑의 머릿속도 복잡하다. 보다 선진적이고 다양한 전술로 선수들을 이끌고, 점유율을 분배하며, 경쟁을 통해 이들을 만족시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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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카이넨 감독은 "모든 선수를 행복하게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어 "감독으로선 마지막 순간에 좋은 성적을 선물함으로써 선수들에게 눈물보다 웃는 날이 더 많도록 해주고 싶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승리야말로 팀 케미를 완성시키는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한선수-유광우가 무라드-임동혁 못지 않은 강점임을 입증한 경기였다. "둘중 누구나 언제든지 뛸 수 있다. 콤보 느낌이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은 선수들 못지 않게 흥분으로 붉게 물들어있었다. 한선수보다 두살 어린 37세, 리그 최연소 감독다운 패기와 열정이 돋보인다. "이기면 기분이 좋다. 그 기쁨을 숨길 필요는 없다. 오늘 같은 승리는 더욱 좋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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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전 리베로 오은렬은 3세트부터 코트에 나서지 않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과호흡이 온 것 같다. 숨을 잘 못쉬더라. 다시 체크하겠지만, 지금은 괜찮아보였다"고 답했다.
장충=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