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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삼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년 연속 눈물은 없었다. 김연경이 이끄는 핑크빛 여전사들은 지난 시즌의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았다.
양팀 공히 홈경기를 놓치지 않았다. 홈구장을 뜨겁게 달군 팬들의 열기가 선수들의 경기력과 승패를 좌지우지한 셈이다.
'확률 100%와 0%의 싸움'이었다. 17번의 V리그 플레이오프 역사상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1차전 승리팀은 흥국생명이었다. 정관장은 2차전을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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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특별한 '흥국 억제기'를 총동원했다. 김연경의 흥국생명을 상대로 2020~2021시즌 트레블을 이뤄냈던 차상현 전 GS칼텍스 감독, 지난해 역스윕 우승을 차지했던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을 현장에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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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는 흥국생명의 압승. 세트 초반 김수지의 연속 서브에이스로 기선을 제압했고, 지난 경기에서 침묵했던 윌로우가 1세트에만 7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9-3, 14-7로 앞선 이래 5~6점차 리드를 끝까지 이어가며 첫 세트를 따냈다.
흥국생명의 기세는 2세트에도 이어졌다. 정관장에 7-8 초반 리드를 내줬지만, 김연경 윌로우의 득점과 이원정의 블로킹으로 14-10으로 뒤집었다. 정관장 한송이의 블로킹으로 한때 15-17까지 추격당했지만, 김연경이 연속 득점을 따내며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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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는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정관장 지아-메가를 상대로 김연경은 정교하게 코트 구석구석을 찔렀고, 레이나는 고무공 같은 탄력으로 폭발적인 스파이크를 꽂아넣었다. 지아가 완벽한 노블로킹 찬스에서 공격 범실을 하는 등 행운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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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포 김연경(21득점)을 중심으로 레이나(15득점)와 윌로우(14득점)도 득점력을 뽐냈다. 이원정(블로킹 3개) 김수지(서브에이스 3개)도 빈틈없이 뒷받침했다. 김연경과 도수빈을 중심으로 한 흥국생명의 수비라인도 견고했다. 승리 직후 아본단자 감독은 춤을 추며 선수단을 환영했다.
정관장은 끈질기게 맞섰지만, 지아(16득점) 메가(12득점)의 공격 성공률이 시종일관 30%대에 그친 데다 고비 때마다 '해결사' 김연경을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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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우리 팬분들이 정말 뜨거운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몇경기라도 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등 부상선수에 대해서는 "핑계대지 않겠다. 누가 없어서 졌다는 이야기는 안나왔으면 좋겠다"고 단언했다.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끝까지 파이팅해준 정관장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챔프전에 가게 되서 너무 좋다. 태도나 정신력 면에서 기대했던 모습이 나왔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과의 챔피언결정전에 대해서는 "에너지를 회복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상대에게 좀더 유리한 상황이긴 한데, 서로 잘 아는 팀인 만큼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을 향해 "세계적으로 한명의 선수가 팀을 바꾸는 경우가 많지 않다. 나이가 어려서, 혹은 포지션이 달라서,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김연경은 확실히 혼자 힘으로 팀을 바꿀 수 있는 선수인 것 같다"고 뜨겁게 칭찬했다.
인천삼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