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간판타자는 누가 뭐래도 이대호다. 4번타자 후보다.
이대호는 지난 1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 선발이 아닌 대타로 나갔다. 0-3으로 뒤진 8회초 2사 2루서 타석에 들어가 삼진을 당했다. 요미우리 투수 토네 치아키를 상대로 초구 파울에 이어 2,3구를 연속 스트라이크로 흘려보냈다. 아직은 타격감을 끌어올린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공을 많이 보겠다는 의도였다.
이날 연습경기서 대표팀은 4안타의 빈타에 허덕이며 0대4로 완패했다. 타자들의 타격감이 전반적으로 정상 궤도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WBC 1라운드 개막까지는 2주 정도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의 타격 컨디션을 놓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오는 22일 두 번째 평가전부터는 의미가 다르다. 이날 대표팀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상대한다. 대표팀 타선은 뭔가 색깔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오키나와에서 갖는 마지막 연습경기다. 이후에는 서울 고척돔으로 옮겨 5차례의 공식 연습경기를 갖는 일정이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타선의 문제점이 뭔지, 무엇을 보강해야 하는지 대체적인 윤곽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호가 이날 요코하마전에 선발 출전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이대호 김태균 최형우, 소위 대표팀 거포 '빅3'를 모두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폭발력을 기대하는 것이다. 지난 1차전에서 최형우와 김태균은 3,4번 타자로 나가 나란히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요코하마전에서는 이대호를 포함시켜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할 가능성이 있다.
최형우와 김태균은 실전 타석에서 감각을 어느 정도 익혔기 때문에 이대호의 타격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이미 이대호는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의 미국 애리조나 전훈캠프에서 2주 정도 훈련을 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애리조나에서도 실전은 치르지 않았다. 요코하마와의 연습경기서 선발로 나가 특유의 장타력과 정확성을 뽐낸다면 대표팀 타선 전체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물론 빅3 가운데 누구라도 '큰 것' 하나 터뜨려 줘도 상관없다. 전반적으로 처져 있는 타선을 살릴 뭔가가 필요하다.
이날 경기에 세 선수가 모두 선발라인업에 포함된다면 1루수 김태균, 지명타자 이대호, 좌익수 최형우로 짜여질 공산이 크다.
이대호는 지난 17일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대호가 오면서 대표팀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이제는 실전에서 보여줄 시점이다. 22일 연습경기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오키나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