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신구, 진정한 '예능노(老)망주'다.
tvN '꽃보다 할배'로 예능에 발을 담근 신구는 최근 tvN '윤식당'에서 알바생으로 등장, 다시 한 번 예능 활약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지난 7일에는 KBS 2TV '해피투게더3'에 게스트로 출격해 신세대 스타들을 뛰어넘는 토크 순발력과 재치로 '분량 스틸러' 활약을 톡톡히 했다.
신구의 매력을 먼저 알아 본 것은 바로 예능 미다스의 손 나영석 PD였다. 신구는 tvN '꽃보다 할배'에서 여행 중 어떤 일에도 여유있고 긍정적으로 대처하며 '구야형'의 이미지로 사랑받았다.
이어 최근 방송을 시작한 '윤식당'에는 '알바생'이라는 신분으로 파격 등장해 히든 카드로서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마구 부려먹을 알바를 기대했던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과 달리 회장님 포스의 알바생 신구는 등장부터 반전이었다. 멤버 중 최고령인 그가 과연 식당 아르바이트라는 쉽지 않은 일을 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됐다.
하지만 방송에서는 한시도 앉아 있지 않고 손님들을 기다리며 알바생으로서 최선을 다하는 신구의 모습이 눈길을 모았다. 신구는 서툰 영어로 몇 차례 확인하면서 주문을 꼼꼼히 받고, 걱정하는 후배들에게 "괜찮다'라며 꿋꿋히 제몫을 다했다.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한국 음식을 권하거나 식당으로 안내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해투'에서는 MC들도 당황케 하는 빠른 리액션은 물론 춤이면 춤, 유행어면 유행어 시키는대로 다하는 열정과 과거 전쟁 피난 경험담으로 토크까지 완벽 정복했다. 신구는 "토크쇼에 안 나간 게 아니고 못나갔다. 토크쇼는 순발력, 재치, 유머가 필요하다. 나는 그러지 못하니 감히 발을 못 딛었다"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출연자들의 얘기와 연관된 에피소드 쏟아내며 '분량 스틸러'에 등극했다.
신구는 유행어를 해달라는 MC들의 요청에 안 할 듯 분위기를 잡다가 바로 "니들이 게맛을 알아"라고 외쳐 폭발적인 리액션을 이끌어 냈다. 이일화가 과거 성형으로 배우 생활에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하자 자신도 눈이 쳐져 의사인 지인에게 수술을 받았던 사실을 깜짝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무용 전공인 정소민과 이일화가 한국 무용과 다리찢기 개인기를 선보이자, "나도 젊었을 때 한 가락했다"며 즉석에서 탈춤을 선보여 현장 분위기를 초토화 시켰다.
특히 신구는 'MSG 토크 그건 뻥이요' 토크에서 MC들을 속이는 놀라운 전략 토크로 또 한 번 놀라움을 더했다. 전쟁 폭격을 당했던 일화를 공개하며 부쩍 손을 떨거나 비벼 거짓말로 지목을 받았는데, 알고보니 MC들이 말하는 사람의 행동에 주목하는 것을 보고 역이용 했다고 밝혀 소름끼치는 반전을 선사했다.
신구의 예능감은 남다른 관찰력과 연구에서 나왔기에 더욱 큰 놀라움을 안긴다. 신구는 MC들과 인사를 나누며 "시트콤을 하다보니 박자가 중요하더라. 한 박자 쉬고 들어가면 재미가 없더라"라며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털어 놨다. 이후 귀신 같은 밀고 당기기로 현장을 사로잡았다.
리얼 버라이어티 '꽃보다 할배'와 '윤식당'에서는 권위를 세우지 않는 유연함과 진심어린 모습을, 그리고 토크쇼 '해피투게더'에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 예능감과 순발력까지. 카리스마를 잃지 않으면서도 어떤 상황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줄 아는 신구의 매력이 벌써 여러차례 입증됐다. 믿고보는 '예능노망주' 신구의 활약이 앞으로도 계속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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