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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주는 '복'덕주 였다...두산 마운드 당당히 접수한 '아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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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덕주(두산 베어스)는 역시 '복'덕주였다.

함덕주가 9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⅔이닝동안 120개의 공을 던져 2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최고의 역투를 펼쳤다.

단 2안타만 허용했을 정도로 별다른 위기 없이 올 시즌 가장 깔끔한 투구로 3승(4패)째를 챙겼다. 데뷔후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삼진도 본인 한경기 최다 기록을 세웠다. 투구수도 프로 데뷔호 최고 갯수다. 그동안 그를 괴롭히던 볼넷도 2개 밖에 기록하지 않아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이날 3회 함덕주의 투구는 여느 에이스 선발 부럽지 않았다. 선두타자 황진수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타자 3명을 모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김대륙은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138㎞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김사훈 역시 7구 130㎞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유도해 스트라이크 낫아웃 삼진을 만들었다. 손아섭에게는 6구 126㎞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지난 2013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43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함덕주는 줄곧 구원으로 뛰다 올시즌 5선발로 발탁됐다. '판타스틱4'가 있는 두산에 나머지 5선발 자리를 채워줄 투수로 발탁됐으니 선발 중에서는 무난한 자리라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마이클 보우덴이 이탈하고 김명신이 상대 선수의 강습타구에 맞아 전력에서 이탈하며 함덕주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등판한 것도 모자라 지난 달 13일 롯데 전에서는 1⅓이닝만에 4실점하고 조기 강판 당한 홍상삼을 대신해 갑작스럽게 마운드에 올라서 5이닝 4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그리고 9일 경기에서 '인생투'를 펼치며 함덕주는 이제 두산 마운드에서 없어서는 안될 보물로 떠올랐다.

95년생 우리나이로 스물세살에 불과한 프로 선수 함덕주는 아직 마운드에서 야수들이 아웃 카운트를 늘려갈 때마다 모자를 벗어서 인사를 하는 앳된 막내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하며 든든함을 더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함덕주는 도망가지 않는 피칭을 하려고 노력한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볼넷을 주는 것보다 안타를 맞는 것이 낫다"고 했다. 어린 선수 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성실성으로 함덕주는 더스티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등 쟁쟁한 선발 투수들이 버티고 있는 두산에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두산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울산=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