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게임쇼 'E3 2017'에서 국산 게임 '검은사막'과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의 콘솔 버전 출시가 발표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12일 진행한 'E3 2017' 사전 발표 현장에서는 그동안 '프로젝트 스콜피오'로 알려졌던 4K UHD 지원 신형 콘솔 게임기 'Xbox One X'가 공개됐다. 신형 게임기의 공개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는 독점 게임 22종을 포함한 42종의 출시 라인업을 발표했고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타이틀은 국산 게임인 펄어비스의 '검은사막'과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였다.
지난 2015년 정식 출시된 '검은사막'은 출시 당시 최적화가 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유저들과 PC방의 평균 PC 사양이 오른 최근에는 훌륭한 그래픽을 선보이는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은 '검은사막'은 출시 이후 매달 꾸준히 대형 업데이트를 진행해 유저들의 호평을 얻었고 2016년에는 북미/유럽 시장에 진출해 1년 사이에 총 54개 서버, 동시 접속자 수 10만 명, 유료 가입자 수 80만 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한 지난 3월 대만에 진출한 '검은사막'은 패키지 누적 판매량 30만 장, 가입자 수 50만 명을 돌파했고 5월 24일 밸브의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 출시된 이후 일주일 만에 판매량 30만 장을 돌파하는 흥행 기록을 달성하며 글로벌 MMORPG 인기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검은사막'의 인기에 힘입어 PC 버전 외에 다른 플랫폼으로 출시되는 것을 기대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이에 펄어비스는 지난 1월 '대만 게임쇼'에서 현지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검은사막'과 관련한 모바일 MMORPG와 PS4, Xbox One 등의 콘솔 버전 또한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는 콘솔 버전 개발에 대한 언급은 있었으나 플랫폼은 확정되지 않았는데 이번 'E3 2017'에서 'Xbox One'으로 확정됐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장르 게임으로 장르의 창시자 브렌든 그린(Brendan Greene)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배틀그라운드'는 오픈 월드로 구현된 섬에서 최대 100명의 유저가 무기, 약품 등 다양한 물품을 획득해 전투를 진행하고 특정 시간이 지나면 발생하는 제한 구역에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자기장으로 서서히 유저를 압박하는 난관을 거쳐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살아남는 '배틀로얄' 장르 특유의 게임성을 잘 표현해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3월 24일 밸브의 PC 게임 플랫폼 '스팀'의 오픈 베타 시스템인 '얼리액세스'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배틀그라운드'는 서비스 16일 만에 판매량 100만 장을 돌파해 '얼리액세스' 사상 최단기간 최고 판매량을 달성했다. 출시 9주 만에 판매량 300만 장, 동시 접속자 수 20만 명을 넘어선 '배틀그라운드'는 최근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에서도 인기 순위 1~3위를 유지하고 있고 e스포츠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의 MMORPG 약세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한 '검은사막'과 그 누구도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던 '배틀로얄' 장르로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진행해 크게 흥행한 '배틀그라운드'는 PC를 넘어 콘솔 게임기로 출시를 예고했다. 국산 게임 시장의 대세가 모바일 게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묵묵하게 PC 게임을 개발하고 크게 성공한 펄어비스와 블루홀은 이제 콘솔 게임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게임쇼에서 국산 PC 게임의 콘솔화가 발표된 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무려 2종이나 한 자리에서 발표된 것은 국내 게임 업계에 고무적인 일"이라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One' 게임을 윈도우 10 PC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Xbox 플레이 애니웨어'를 선보였기 때문에 'Xbox One'으로 출시되는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 또한 윈도우 10 PC에서 플레이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통해 국산 게임 최초로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게임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