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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이대호 삭발·파격 라인업, 롯데 6연패 앞에 무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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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짧은 머리도, 파격적인 라인업도, 연패 앞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속수무책 6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3대14로 대패했다. 지난 13일 부산 KIA 타이거즈전부터 시작된 연패가 '6'으로 늘어났다. 2번의 시리즈 연속 스윕패에 일주일 동안 6전 전패다. 도무지 분위기를 바꿀 요소가 보이지 않는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좋지 않다. 연패 기간 동안 롯데는 선발과 불펜 모두 크게 흔들리고, 타격은 침체된 상태로 어렵게 팀을 꾸려왔다. 하지만 지난 16일 넥센전에서의 라인업 실수가 빚어낸 촌극은 팀 분위기를 벼랑 끝까지 몰고가는 결과를 낳았다. 더욱이 해당 경기에서 노경은이 선발로 호투를 펼쳤음에도 역전패를 당했기 때문에 연패 연장은 예고된 재앙이나 다름 없었다.

연패를 탈출하고자 하는 의지는 조원우 감독도, 코치들도, 선수단도 모두 마찬가지다. 조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평소보다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로 나타났다. 라인업 실수에 대해 "다시 확인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했지만, 팀이 연패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무거운 마음이 얼굴 표정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17일에도 연패를 끊지 못하자 이번에는 선수들이 의지를 표출했다. 18일 경기를 앞두고 이대호 최준석 손승락 윤길현 등 팀의 핵심 선수들이 반삭발에 가까운 스타일로 나타났다. 최근 팀 부진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답답한 심경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난세의 영웅'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18일 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대폭 변화를 줬다. 최근 장타가 나오지 않고 있는 이대호를 4번이 아닌 3번에 두고, 전준우에게 4번을 맡겼다. 최준석은 5번, 강민호는 7번에 배치됐다.

수비에도 변화가 컸다. 김민수 3루수, 김대륙 유격수, 황진수 2루수가 내야를 채웠고, 김주현이 선발 좌익수로 출전했다.

2013년 이후 4년만에 4번 타자로 나선 전준우는 이날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필요한 역할은 어느정도 해냈다. 그러나 7회초 만루 찬스가 롯데 타선의 현주소를 가장 냉정히 보여준다. 안타 4개를 치고도 1득점에 그쳤고, 가장 감이 좋은 타자였던 전준우도 만루에서 방망이를 헛돌려 삼진을 당했다. 저효율 공격에 헛심만 쓰는 셈이다. 수비에서의 기록되지 않은 실수들도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투수들도 결정적인 상황에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6실점 경기를 한 브룩스 레일리는 이날 또 한번 4⅓이닝 5실점 부진 끝에 강판됐고, 위기 탈출을 위해 투입한 윤길현은 5회말 분위기를 넘겨주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뒤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마지막 추격 의지마저 꺾는 실점을 연거푸했다.

현재 7위인 롯데는 이제 6위 넥센과 5경기 차로 벌어졌다. 단기간에 뒤집기는 어려운 차이다. 이번 3연전 스윕패가 컸다. 돌아오는 주에는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를 차례로 만난다. 반등을 위해서는 무조건 연패 탈출이 시급하다.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