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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감독이 기억하는 7년전 조정훈과 포크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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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은 2010년 롯데 자이언츠 투수코치를 역임한 바 있다. 그때 롯데 주축 선발 중 한 명이 조정훈이었다.

조정훈은 2009년 14승을 올리며 공동 다승왕에 올라 주목을 받았고, 2010년에도 6월초까지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5승3패,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다. 하지만 조정훈은 이후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7년 동안 3차례 수술을 받는 등 인고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지난달 8일 마침내 1군 엔트리에 오른 조정훈은 현재 롯데의 필승조다.

조정훈의 복귀가 반가운 사람중 하나가 양상문 감독이다. 양 감독은 3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롯데 투수코치 시절 봤던 조정훈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당시 조정훈은 140㎞대 중반의 직구와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정상급 선발로 활약중이었다.

하지만 포크볼을 과도하게 던지는 바람에 팔꿈치 부상이 생겼다는 게 양 감독의 진단이다. 양 감독은 "그때 정훈이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한 적이 있다. 포크볼을 너무 많이 던지는데 위험하다고 말해줬다"면서 "그런데 잘 고쳐지지 않았다. 내가 '초구도 포크볼, 원스트라이크에서도 포크볼, 직구는 언제 던질거냐. 그 좋은 포크볼이 살려면 직구를 던지다 결정적일 때 쓰는게 좋다'고 조언해 줬다"고 했다.

그러나 조정훈은 당시 양 코치의 뜻을 이해하면서도 실제 투구는 달라진 게 없었다고 한다. 결국 무리가 왔고, 기나긴 부상 공백을 감수해야 했다. 양 감독은 "140㎞대 중반의 직구가 그때도 아주 좋았다. 볼카운트가 유리해도 포크볼, 불리해도 포크볼을 던지길래 한마디 한건데 잘 고쳐지지 않더라"며 "아무래도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포크볼이 원래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7년만에 마운드에 오른 모습을 보니 나도 감회가 새롭더라. 얼굴도 훨씬 좋아지고 계속 잘 했으면 좋겠다"며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조정훈은 전날(2일) 경기에서 2-2 동점이던 9회 2사후 등판해 연장 10회까지 던졌다. 4-2로 앞선 10회말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3실점하며 결국 패전을 안고 말았다. 양 감독 입장에서는 귀중한 승리였지만, 옛 제자 조정훈이 무너지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조정훈이 복귀 후 양 감독이 보는 앞에서 던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