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라이벌' 싸움에서 LG 트윈스의 자존심이 꺾였다.
LG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3대10으로 완패했다. 두산과 만난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줬다. LG가 두산에 스윕을 당한 것은 지난 2011년 10월 1~3일 경기 이후 2134일만이다. 약 6년만의 피스윕. LG가 꾸준히 강팀은 아니었지만, 홈 구장 잠실을 함께 쓰는 두산에게는 유독 쉽게 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두산의 기세를 감당하지 못했다. 두산이 LG를 스윕하며 7연승을 달렸고, LG는 3연패에 빠졌다.
3연전의 마지막날, 선발투수는 김대현이었다. 임찬규와 헨리 소사를 내고 앞선 2경기를 놓친 LG는 이날 경기를 어떻게든 잡아야 하는 입장이었다. 4회까지 4실점한 김대현은 5회에 완전히 무너졌다. 5회초 1사 후 류지혁에게 초구에 우중간 3루타를 내준 김대현은 박건우의 파울 지역 어려운 타구를 2루수 강승호가 달려가며 잡아내 한 숨 돌렸다.
그리고 앞 타석에서 홈런을 맞았던 4번타자 김재환을 고의 4구로 걸렀다. 비교적 빨리 나온 LG의 승부처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다음 타자 닉 에반스에게 좌익선상으로 흘러가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곧바로 LG 벤치가 투수를 여건욱으로 교체했으나, 돌이킬 수 없었다. 첫 타자 민병헌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줬고, 스코어는 5점 차까지 벌어졌다.
물론 LG에게도 만회 찬스는 있었다. 4회까지 잘 버티던 두산 선발 함덕주의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찬스 상황에서 타석에 선 4번타자 양석환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더블 플레이로 1점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잘못하면 삼중살이 될 뻔했다. 3루 주자는 무난히 득점을 올렸지만, 1루주자와 2루주자가 포스 아웃 됐고 양석환이 간발의 차로 1루 세이프 됐다. 이후 LG는 추가점을 내지 못하고 5회를 마쳤다. 실점 위기는 못 넘기고, 득점 찬스는 못 살린 5회 승부가 부른 비극적 패배다.
LG가 치열한 중위권 싸움 중이라 이번 스윕이 더욱 충격적이다. 전날 기준으로 7월 이후 승률 3위(0.625)팀인 LG는 3위 두산과 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이번 두산과의 시리즈에서 2승을 거뒀다면 3위권 진입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현실은 반대가 됐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