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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10승 앞둔 영건들, 몇 명이나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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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몇 명의 투수가 프로 데뷔 첫 10승을 따낼 수 있을까.

승리 투수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게 아니다. 타선의 득점 도움, 불펜의 안정적인 활약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하지만 어찌 됐든 가장 중요한 건 선발 투수로서 자질이다. 5이닝을 꾸준히 던져야 승리의 기회가 주어진다. 지난 시즌에는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한 18명의 투수 중 외국인을 제외하면, 신재영(넥센 히어로즈·15승7패)과 최금강(NC 다이노스·11승4패)이 데뷔 첫 10승 이상을 거뒀다. 최금강은 구원 투수로 얻은 6승이 있었기 에, 순수 선발로 10승 이상을 기록한 건 신재영이 유일했다.

올 해는 더 많은 영건들이 10승을 노리고 있다. 시즌 초반 젊은 선발 투수들이 돌풍을 몰고 왔다. 후반기 들어 상승세가 한풀 꺾였으나,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영건들이 많다. 그 중 가장 앞서 있는 건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다. 그는 평균자책점 2.89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015~2016년 두 시즌 동안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했으나, 경험을 통해 단단해졌다. 20경기에서 9승3패를 마크하고 있다. 퀄리티 스타트가 무려 14번. 그러나 최근 6경기에서 승이 없다.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지고도 지독한 아홉수를 겪고 있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기에 달성 가능성은 충분하다. 8일 사직 kt 위즈전에서 10번째 승리를 노린다. 급성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기록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박종훈(SK 와이번스)과 최원태(넥센)는 나란히 8승을 따내고 있다. 박종훈은 이미 선발 투수로 세 시즌째 뛰고 있다. 지난 시즌에 거둔 8승이 한 시즌 최다 기록. 박종훈은 제구가 안정되면서 전반기에만 8승(4패)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3.84로 낮았고, 득점 지원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후반기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97로 주춤하다. 전반기에 비해 제구가 들쭉날쭉하다. 첫 10승에 2승을 남겨두고 헤매고 있는 모습. SK 타자들의 공격력이 하향세에 접어들어 더 걱정이다. 다만, 부상만 없다면, 기회는 충분하다.

최원태는 지난 시즌 신재영의 뒤를 잇는 활약을 하고 있다. 선발 카드로 깜짝 부상해 19경기에서 8승6패, 평균자책점 5.02를 마크했다. 투심 패스트볼을 적극 활용하면서, 선발진에 버팀목이 되고 있다. 6월(평균자책점 8.55)의 부진을 조금씩 씻어내고 있다. 넥센 타선이 좋아 2승을 거두는 건 시간 문제로 보인다. 최원태는 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9승 사냥에 나선다.

NC 장현식과 KIA 임기영도 나란히 7승을 기록 중이다. 장현식은 구원으로 따낸 2승이 있다. 다시 선발로 꾸준히 기회를 받고 있다. 구창모와 함께 팀 선발진의 미래다. 임기영은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17경기에서 7승4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하고 있다. 4번이나 7이닝 이상을 투구했을 정도로, 이닝 소화 능력이 좋다. 복귀 후 선발로 성적이 저조한 게 걸림돌이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백정현은 이제 프로 11년차로, 유망주라 보기 어렵다. 그러나 올 시즌 선발 한자리를 꿰차면서 잠재력을 터뜨렸다. 7승2패, 평균자책점 4.08의 성적. 3승만 더 하면,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다.

개인 승수가 투수의 모든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첫 10승을 눈앞에 둔 투수들이 많다는 건, 그만큼 리그에서 선발로 경쟁할 수 있는 자원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