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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이변' 쓴 김정혁 감독 "믿음이 결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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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이 결과로 이어졌다."

김정혁 목포시청 감독의 승리 비결이었다. 목포시청은 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FA컵 8강에서 3대0 완승을 거뒀다. 목포시청은 창단 첫 FA컵 4강이라는 역사를 썼다. 내셔널리그팀이 FA컵 4강에 오른 것은 2008년 지금은 해체한 고양국민은행 이후 9년만이다. 내셔널리그팀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05년 역시 역사속으로 사라진 울산현대미포조선이 거둔 준우승이다. 김 감독은 "이겨서 기쁘고 선수들에 고맙고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하고 코칭스태프의 신뢰, 믿음이 큰 원동력이 됐다. 믿지 못하면 잘 안되는데, 서로 믿은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당초 수비적인 축구를 예고했지만 목포시청은 대단히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김 감독은 "일단 골을 안먹는 전술을 사용했다. 지난주부터 수비 연습했다. 이번주는 역습 나가는 것을 준비했다. 일찍 골이 터지면서 쉽게 경기를 풀었다"고 했다. 이어 "첫 전술이 5-4-1이지만 계속 파이브백이 아니라 좌우 윙백이 나가는 속도가 빠르다. 사이드가 올라가서 4-5-1을 만든다. 오버래핑을 강조했다"고 했다. 전반 종료 후에는 "박성호와 김동찬 나올 것에 대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했다. '3-0에서 뒤집히는 것은 바보'라고 이야기 하면서 집중력을 올리는데 주력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FA컵과 인연이 깊다. 묘한 '10년 주기론'으로 영광의 한페이지를 썼다. 1997년이 시작이었다. 전남에서 선수로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맹활약을 펼친 김 감독은 최우수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10년 뒤인 2007년에는 전남에서 코치로 또 한번의 FA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2017년, 김 감독은 목포시청과 함께 FA컵에서 또 한번의 기적을 썼다. 김 감독은 "좋은 운을 갖고 가자고 해서 혼자 알고 가다가 이야기 했다. 그 기운이 이어질까 했는데 잘됐다"고 했다.

김 감독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렇다할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는 "욕심이 엄청 난다. 선수들에 표현하면 부담을 가질 것 같아서 내색 안하고 분위기 맞춰가면서 했다. 지난주에도 FA컵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했다. 선수들이 어려서 욕심 내면 부담을 갖더라"고 했다. 김 감독은 쉽지 않은 싸움이지만 계속해서 도전하겠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해온 것도 내가 한게 없다. 선수들이 뭉쳐서 잘했다. 동기부여와 상관없다. 끝까지 도전, 끝까지 해보자 하는 마음이다. 그냥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특별히 말을 하지 않았다. 믿은 것이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다음 상대로는 "내가 전남 출신이라 그런지 전남이랑 하고 싶었는데, 다 어렵다. 하던데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웃었다.

탄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