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방을 알 수 없는 치열한 5강 싸움. 외국인 타자들은 어떤 역할을 해낼까.
4위 롯데 자이언츠부터 7위 SK 와이번스까지 모두 3경기 차 이내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4, 5위 자리는 1경기를 치르고 나면 주인이 바뀌어 있다. 각 팀의 원투 펀치를 이루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은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해왔다. 중요한 경기에서도 역시 이 선발 투수들의 힘이 중요하다. 그리고 또 하나, 타선의 중심에 선 외국인 타자들의 임팩트 있는 활약이 승부처에서 나와야 한다. 그 주인공은 누가 될까.
먼저 4위 롯데에는 2루수 앤디 번즈가 있다.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외국인 타자.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빠져있었고, 타 팀 거포들에 비하면 강렬함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번즈는 12홈런, 40타점을 기록 중이다. 중요한 상황에서도 제법 좋은 활약을 했다. 팀 내에서 이대호(10개)에 이어 가장 많은 결승타를 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는 '결승타의 사나이'로 불리기도 했다. 그리고 2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선 3안타(2루타 2개)를 몰아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선발 양현종을 무너뜨린 일등 공신이었다. 주춤했던 타격감을 살릴 수 있는 기회다.
5위 넥센 히어로즈와 6위 LG 트윈스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점인 7월 말,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다. 이제 20여 경기 정도를 치렀기 때문에 적응 면에선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믿음은 여전하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22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마이클 초이스를 두고 "잘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제 20경기도 안 뛴 선수다. 중요할 때 홈런을 쳐주고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초이스는 이날 경기에서 0-4로 뒤진 3회말 1사 1루에서 추격의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몸쪽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괴력을 과시했다. 19경기에서 4홈런, 11타점. 특히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6안타(3홈런)로 상승세다. 득점권 타율(8푼3리)만 끌어 올린다면, 더할 나위 없다.
LG 제임스 로니도 빠르게 새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3할3푼3리(39타수 13안타). 지난 16일 잠실 kt 위즈전에선 연장 10회 짜릿한 끝내기 안타를 날리기도 했다. 다만 로니 역시 아직 득점권 타율은 2할5푼으로 주춤하다. LG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는 기복 있는 타선이다. 팀 홈런도 84개로 리그 최하위. 로니가 존재감을 뽐내야 한다.
SK는 제이미 로맥 때문에 고민이다. 초이스나 로니보다 먼저 KBO리그에 데뷔했고, 77경기에서 타율 2할1푼8리, 19홈런, 4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홈런에 비해 타율이 저조하다. 득점권 타율도 2할3푼7리. 최근 10경기에선 타율 2할5리로 부진하고 있다. 8월2~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뒤 주춤하고 있다. SK는 최근 테이블세터의 활약, 최승준의 장타로 타선에 힘이 붙었다. 로맥과의 시너지 효과는 미미하다. 4번 타자로서의 활약으로 본다면, 아쉬움이 남는다. 마운드가 약한 SK이기에 더 뼈아프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