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팀과 싸운다고 생각하고 준비하면 된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는 "신태용호가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 9개월 동안 강팀들을 상대로 싸울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축구 선수 출신으로 해설가, 성남FC 대표이사까지 지낸 신 교수는 선수 선발, 상대 분석 및 게임 플랜, 축구협회 지원 및 동기유발에 대한 꼼꼼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선수선발의 기준부터 아시아 최종예선과 월드컵 본선은 다르다고 봤다. 월드컵 본선에서 우리나라는 약자 입장에서 강자들을 상대하는 것으로 바뀐다. 따라서 선수선발의 기준도 바뀌는 게 맞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월드컵 본선에선 체력적으로 더 강한 선수가 필요하다. 선수 연령대가 낮아질 수 있다. 선수들의 기본 기량이 상대 보다 떨어진다는 걸 감안할 때 체력적으로 강한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강팀을 상대할 때는 한발이 더 뛸 수 있는 선수가 유리하다. 또 무엇보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선 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수비수와 골키퍼 선발에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고 공격수들의 슈팅을 막아야 한다는 걸 감안할 때 체력, 체격 그리고 경기력까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선수의 이름값 보다는 실력과 최근 컨디션을 기준으로 선발해야 하고, 감독에게 모든 걸 맡길 게 아니라 전문가 집단(기술위원회 등)의 검증과 필터링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신 교수는 오는 12월 본선 조추첨 이후 확정되는 상대팀 분석에 대해선 "협회가 좀더 전문성을 갖춘 분석을 위해 전문가 집단과 협업을 해보는 걸 고려해야 한다. 기본 전력이 약한 팀은 강한 상대의 장단점을 세밀하게 알고 싸워야 승산을 끌어올릴 수 있다. 상대 선수와 팀의 경기력을 현미경 처럼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앞으로 10경기 이상 치를 수 있는 친선 A매치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게임플랜을 잘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선경기에서 만날 상대를 본선에서 싸울 가상의 적으로 판단, 매 경기 어떤 식으로 승점을 1점 이상 가져올 지를 점검해야한다는 것이다. 경기 결과 보다 친선경기를 통해 우리 A대표팀이 할 수 있는 공격과 수비 패턴을 하나씩 만들고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신 교수는 앞으로 협회-코칭스태프-선수가 수직이 아닌 수평 구조에서 '원(One) 팀'이 되는 걸 강조했다. 또 기술위원회가 기획력을 갖고 신태용 감독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들의 동기유발에 대해선 "요즘 젊은 선수들에게 무작정 국가관을 요구하는 건 맞지 않다. 이제 선수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그들에게 웬만한 돈도 동기부여가 안 된다. 성취감, 기회, 동참, 신뢰 같은 가치를 공유할 때 선수들도 하나로 뭉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