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박하게 돌아갔던 4일이었다.
LG 트윈스가 류중일 신임 감독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LG는 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최종전이 종료된 후 류 감독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알렸다. LG는 이제 양상문 감독 시대를 마치고 삼성 라이온즈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이끈 류 감독과 함께 새출발하게 됐다.
시즌 종료 직후 감독 선임 발표를 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급박했다. 여러 복잡한 과정이 있었다.
먼저 시작은 지난 29일로 돌아가야 한다. LG는 지난달 29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패하며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됐다. 이 경기를 마치고 구단 고위층에서는 양 감독과의 재계약 포기를 확정했다. 그렇게 곧바로 새 감독 영입에 착수했다. 30일 하루 건너 뛰고 1일 곧바로 신문범 사장이 류 감독을 만났다. 사실 류 감독은 지방 다른 구단에도 감독 후보로 리스트업이 됐었다. 그러나 서울의 인기팀 LG와의 만남에 선택은 쉬웠다. LG도 다른 구단이 류 감독을 모셔가기 전 재빨리 행동에 옮겼다. 그 자리에서 감독직에 대한 얘기가 오갔고, 구단은 류 감독으로부터 계약 시 원하는 조건을 들었다. 류 감독은 그 조건에 구단에서 OK 사인을 내주며 감독직을 맡겠다는 사인을 했다.
이렇게 합의를 했다고 감독이 된 건 아니었다. 이 계약서에 대한 보고가 구단주에게 올라가야 했다. 구단주가 최종 결제를 해야 감독 선임 완료. 문제는 이 최종 결제가 3일 될 예정이었는데 3일 오전 언론 보도로 인해 류 감독 선임 사실이 알려졌다. 구단은 3일 시즌 최종일 다른 팀들의 순위 싸움에도 관심이 몰려있고, 삼성 이승엽의 은퇴 경기도 있기에 결제를 받고 4일이나 5일 발표 시점을 정해놨다. 자신들의 감독 선임도 중요하지만, 야구계 폐를 끼치기 싫어서였다.
정리해보면 차기 사령탑 내정 사실은 팩트, 하지만 아직 최종 결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팩트였다. 구단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구단은 모든 걸 결정했지만, 먼저 보도가 나와 구단주의 의사가 틀어질 1%의 가능성도 대비해야했다. 그래서 3일 오전 공식발표로 "류 감독을 만난 건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LG가 류 감독 선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 모를까, 어차피 감독으로 영입할 것이라면 더 시간을 끌 수 없었다. 그래도 팀 선수단이 부산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그 전 발표를 하는 건 아니었다. 류 감독 계약에 대한 세부 작업을 서둘러 마쳤다. 그리고 경기 후 곧바로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류 감독은 속전속결로 LG의 제12대 감독이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