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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개막전 패배' 우리은행, 컨디션 회복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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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첫 개막전 패배. 아산 우리은행 위비의 걱정이 이번엔 정말 엄살이 아닐 수도 있다.

위성우 감독은 대단한 승부사다. 욕심도 많고 열정도 넘친다. 주위에서 그를 보고 "농구 말고는 취미도 없는 사람"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끌고도 매년 "올해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엄살 아닌 엄살을 부렸었다. 그만큼 승부욕이 넘치는 완벽주의자형 사령탑이다.

하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다르다. 28일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 개막전을 치른 우리은행은 59대66으로 패했다. 스코어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사실상 완패였다. 메인 스폰서팀인 신한은행이 개막전 상대로 과감하게 우리은행을 선택했고, 우려를 딛고 완벽한 승리를 거두면서 기세가 완전히 살아났다. 반면 우리은행은 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개막전 패배라는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됐다.

개막전 경기가 끝난 후 위 감독은 '허허' 웃으며 "신한은행이 정말 준비를 잘해온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복잡한 속내를 완전히 감추지는 못했다. 우리은행은 양지희와 이선화가 은퇴했고, FA(자유계약선수) 김정은을 영입했지만 김단비를 보상 선수로 내줬다. 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최은실 등 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들이 비시즌에 여러 차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으면서 훈련을 100% 소화하지 못했다.

가장 큰 고민은 외국인 선수다. 신한은행과의 개막전 경기에서 양 팀의 가장 큰 차이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였다. 신한은행은 카일라 쏜튼(24득점-12리바운드)과 르샨다 그레이(17득점-10리바운드)가 맹활약을 펼친 반면 우리은행은 반대였다. 나탈리 어천와가 막판 분전하면서 18득점을 올린 것이 위안거리지만, 아이샤 서덜랜드는 6득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외국인 구상이 처음과 달라진 것이 현재 우리은행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우리은행은 당초 드래프트에서 쉐키나 스트릭렌과 티아나 하킨스를 지명했지만, 둘 다 부상으로 개막을 앞두고 팀을 떠났다. 우리은행은 어천와와 서덜랜드를 급하게 영입했다. 특히 서덜랜드는 개막을 5일 앞둔 23일에서야 한국땅을 밟았기 때문에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위성우 감독도 "서덜랜드가 큰 고민이지만 지금은 무리한 것을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위 감독은 "입국해서 5일만에 경기를 치렀다. 아직 시차 적응이 안됐는지 훈련하다가 다리에 알이 배기기도 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다행히 어천와의 컨디션이 나쁜 편은 아니기 때문에 서덜랜드만 살아나준다면 적어도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 경기를 치르면서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외국인 선수 뿐만 아니라 '베테랑' 임영희도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위성우 감독은 "임영희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컨디션이 전성기만큼 올라온다고 볼수는 없다"면서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 올해는 선수들의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놓고 개막을 맞지 못했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일단 개막전 패배의 충격을 벗어나야 한다. 우리은행은 내달 1일 홈 아산에서 청주 KB스타즈와 시즌 두번째 경기를 치른다. KB스타즈 역시 우승 후보권으로 꼽히는 팀이라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