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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하정우의 생고생에도..'PMC: 더 터널 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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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테러범에게 협박받는 앵커로 변신한 '더 테러 라이브'(13, 김병우 감독),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힌 자동차 영업 과장이 된 '터널'(16, 김성훈 감독), 그리고 지하 벙커에 갇힌 글로벌 군사기업(PMC) 핵심 팀의 캡틴 'PMC: 더 벙커'(이하 'PMC', 김병우 감독, 퍼펙트스톰필름 제작)까지. 하정우의 세 번째 재난버스터가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PMC의 캡틴 에이헵(하정우)이 CIA로부터 거액의 프로젝트를 의뢰받아 지하 30m 비밀 벙커에 투입, 작전의 키를 쥔 닥터 윤지의(이선균)와 함께 비밀 벙커를 탈출하는 이야기를 다룬 'PMC'. 국적도 명예도 없이 전쟁도 비즈니스라 여기는 글로벌 민간군사기업을 뜻하는 PMC(Private Military Company)를 국내 최초로 영화화, 여기에 '최연소 1억 배우' 하정우와 '명품 배우' 이선균이 가세한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또 'PMC'는 한정된 공간이라는 리스크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긴장감 넘치는 설계로 극장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5년 만에 꺼내든 회심의 차기작이자 '더 테러 라이브' 당시 찰떡 케미스트리를 발휘한 하정우와 두 번째 호흡으로 기대치를 높였고 두 번째 재난 영화로 일찌감치 예비 관객의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더 테러 라이브'를 통해 한정된 공간, 폐쇄된 공간을 다룬 영화는 흥행성이 약하다는 영화시장의 편견을 깬 김병우 감독인 만큼 'PMC' 역시 핸디캡을 극복하고 전작을 뛰어넘을 새로운 재난 영화를 만들 것이란 기대치가 높았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기대치가 독이 됐던 것일까. 'PMC'는 '더 테러 라이브', 그리고 또 다른 하정우의 재난 영화 '터널'과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하정우는 캡틴 에이헵이 되기보다 배우 하정우로 캐릭터를 연기, 하드캐리하고 섹시한 매력 만점 캐릭터를 십분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더 테러 라이브'의 윤영화, '터널'의 정수를 떠올리게 하는 'PMC' 캡틴 에이헵. 마치 'PMC: 더 터널 라이브'라는 제목을 붙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기시감이 든다. 여기에 감동 엔딩을 위한 캐릭터들 간의 오글거리는 우정 주입은 오히려 '형보다 못한 아우'라는 이미지를 갖게 만든다.

이 뿐이 아니다. 전작보다 더욱 자극적이고 거대한 재난 영화로 보이기 위해 핸드헬드를 사용한 POV(Point of View) 앵글, 고막을 때리는 피로한 굉음 등 '투머치(Too Much)'한 효과를 쏟아부어 멀미와 두통을 유발하게 만든다. 전투 액션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을 사용한 'PMC'는 관객이 실제 게임을 하는 듯한 시각적 체험을 선사하는 지점의 시도는 좋았지만 너무 자주, 과하게 써 보는 이들의 눈을 피로하게 만든다.

과유불급. 요동치는 화면은 관객의 몰입도만 요동치게 만들 뿐, 영화를 즐기고자 극장을 찾은 관객에겐 상당히 고통스러운 2시간을 만든다. 결과적으로 이런 전개 방식은 전체적인 스토리의 몰입도를 방해, 스토리의 본질은 어느새 잊어버리게 만든다. 정신없이 2시간을 보낸 뒤 밀려오는 허탈감은 아쉬운 뒷맛을 남기는 'PMC'다.

빈 수레가 요란했던 'PMC'. 신선한 시도는 좋았으나 본질을 잃은 'PMC'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또 올해 마지막 스크린을 뜨겁게 달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PMC: 더 벙커'는 하정우, 이선균, 제니퍼 엘 등이 가세했고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