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벤투호는 볼리비아와의 친선 A매치(1대0 한국 승)를 통해 손흥민 활용법의 단서를 찾았다. 손흥민은 볼리비아전(22일)에서 1월 아시안컵 때 보이지 않았던 생기와 활력을 되찾았다. 비록 학수고대했던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스피드, 패스, 공간 창출 등 여러 면에서 에이스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단 벤투호 출범 후 출전한 8경기서 연속 무득점 행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남미 볼리비아가 기대 보다 경기력이 떨어졌다. 그들은 우리 태극전사들의 일방적인 공격을 막아내는데 급급했다. 따라서 손흥민의 대표팀 내 경기력을 볼리비아전 하나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볼리비아전만으로 봤을 때 손흥민의 활용법은 상대 진영에 가장 가까운 최전방이 더 효율적이었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 후 기자회견에서 "득점은 포메이션 보다 어떤 플레이 스타일로 경기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찬스 유무 등이 결정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골침묵에 대해 즉답을 피하고 있다. 선수 개개인의 평가에 대해 무척 조심스럽다. 따라서 그는 팀의 간판이자 주장인 손흥민의 포지션에 대해 여러 구상을 하고 있지만 결과에 대한 평가를 극도로 아낀다.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8강서 탈락한 후 간판 공격수 손흥민의 활용법을 고민한 건 사실이다. 손흥민은 당시 16강 바레인전과 8강 카타르전에서 이상하리 만큼 슈팅을 아꼈다. 카타르전에선 슈팅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다. 손흥민은 당시 그라운드에서 도우미 역할을 더 많이 했다.
그랬던 손흥민은 볼리비아전서 최전방에서 지동원과 같이 섰다. 일자로 나란히 서지는 않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서로 공간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손흥민은 위협적인 찬스를 서너 차례 만들었다. 손흥민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정면으로 날아갔고, 또 골대를 맞았고, 상대 수비수의 슬라이딩에 막혔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은 스피드와 슈팅이 좋은 선수다. 이 두가지 장점을 살리기 위해선 측면 보다 중앙, 그것도 최전방이 더 적합하다"고 말한다. 이번 3월 A매치 소집 명단에는 손흥민을 위한 도우미들도 많다. 1년 만에 큰 부상(아킬레스건 파열)을 딛고 돌아온 권창훈과 미드필더 황인범 주세종, 좌우 풀백 홍 철과 김문환 등은 패싱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권창훈은 활동폭이 넓고 손흥민에게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연결할 수는 능력을 갖고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황인범과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도 정교한 패스가 장점이다. 홍 철은 볼리비아전에서 크로스로 이청용의 헤딩 결승골을 도왔다. 김문환은 아직 A매치 경험이 부족하지만 과감한 오버래핑이 공격에 도움이 된다.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는 지동원과 황의조가 경합 중이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전에선 지동원을 선발, 황의조를 조커 카드로 썼다. 지동원과 황의조는 색깔이 좀 다르다. 지동원은 볼리비아전 전반 초반 결정적인 헤딩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황의조는 상대 수비라인 틈새나 뒤를 돌아들어가는 움직임이 좋았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공격 파트너를 상대팀 수비수 색깔에 따라 달리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26일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다시 골사냥에 나선다. 8경기 연속 골침묵 깨트리기에 도전한다. 손흥민은 2017년 11월 열린 콜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멀티골을 꽂아 넣으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볼리비아전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무득점이)아쉽다. 창피함도 느낀다. 민폐였다. 공격수는 골로 말해야 한다. 팀원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이 골에 대한 부담감을 너무 갖는 것 같다. 부담없이 A매치를 즐겼으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조언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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