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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제주의 암울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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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충격적인 결과, 이대로라면 제주 유나이티드는 내년 시즌을 K리그2에서 보낼 수도 있다.

제주는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K리그1 25라운드 경기에서 1대4로 완패했다. 지난 3일 울산 현대전 0대5 대패 이후 두 경기 연속 최악의 결과를 내고 말았다.

두 경기 연속 참패도 문제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등권 경쟁을 벌이던 동지들이 나란히 배신(?)을 했다. 같은 날 경남FC는 성남FC를 2대0으로 물리치며 134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20경기 연속 무승 기록 탈출. 여기에 인천 유나이티드도 수원 삼성을 1대0으로 잡고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그나마 강등권 '경제인 연합'에서 상위권을 지키던 제주였는데, 이제 단독 꼴찌가 되고 말았다. 승점 17점에 그치며, 인천(18점)과 경남(19점)에 추월을 당했다.

문제는 앞으로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올시즌을 야심차게 시작한 제주는 최하위권으로 떨어지자, 할 수 있는 응급처치를 다했다. 일찌감치 조성환 감독을 경질하고 최윤겸 감독을 선임했다.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적인 선수 영입을 했다. 남준재-김호남 트레이드를 시작으로 찌아구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나이지리아 출신 공격수 오사구오나를 영입했다. 김승규 이적으로 붕 뜬 울산의 골키퍼 오승훈도 데려왔고, 전북 현대의 유망주 이근호도 임대로 합류시켰다. 임상협, 최규백 등 즉시 전력감들도 더 수혈했다.

7월에는 괜찮은 듯 했다. 7월10일 FC서울전 4대2 승리 후, 포항 스틸러스-경남FC-전북 현대와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전열이 가다듬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8월이 되자마자 충격의 연패를 당했다. 울산전이야 상대가 강팀이니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이어진 상주전 대패는 현재 제주의 상태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경기였다.

제주 선수단의 면면을 보면 이렇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일 멤버가 아니다. 아길라르, 윤일록, 마그노 등 기량 좋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제주의 올시즌 경기를 보면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생각나게 한다. 공-수 모두에서 조직적인 움직임 없이 선수 개개인이 따로 노는 모습이다. 감독 교체와 새 선수들 영입으로 이런 부분이 어느정도 해소되길 기대했지만, 현재 상황이라면 크게 나아질 기미를 찾기 힘들다.

반대로 경남과 인천은 조금씩 살아나는 흐름이다. 경남은 제리치가 합류했고, 쿠니모토 등 부상병이 돌아오며 경기력이 나아지고 있다. 인천도 유상철 신임 감독의 축구가 새롭게 자리잡고 있다. 공교롭게도 남준재 반대 급부로 제주에서 넘어간 김호남이 최근 맹활약해 제주 입장에서는 배가 더 아프게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