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 '원정깡패'가 돌아왔다.
수원 삼성이 최근 승점을 획득하는 방식을 보면 '깡패'란 표현이 적절해 보인다. 수원은 지난 17일 춘천에서 열린 강원 FC와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26라운드 3대1 승리를 통해 리그 원정 4연승을 했다. 앞서 인천 유나이티드(3대2) 상주 상무(2대0) 대구 FC(2대O)를 원정 경기장에서 꺾은 기세가 이어졌다. 지난 6월 전북 현대 원정 1대1 무승부까지 포함하면 5경기 연속 무패다. 최근 원정 5경기에서 어느 팀보다 많은 승점(13점)을 따냈다. 원정 4연승은 올 시즌 리그 최다이다. 2014년과 2018년 전북과 2018년 제주가 기록한 단일시즌 원정 최다 연승기록(5경기)까지 한 경기 남았다.
홈 성적과 비교하면 원정 성적이 더욱 돋보인다. 수원은 최근 홈구장 빅버드에서 3연패 중이다. 해볼 만한 상대로 여겨지는 포항 스틸러스(0대2)와 인천 유나이티드(0대1)에게 홈에서 패하고, 원정에서 더 까다로운 대구와 강원을 제압하는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수원은 2017시즌 19경기에서 단 2패(9승 8무, 승률 68.4%)만을 기록한 원정 퍼포먼스를 바탕으로 최종순위 3위를 했다. 이때 '원정깡패' 별명을 얻었다. 현재 원정승률(57.7%)은 그 당시에 미치지 못하지만, 올 시즌 원정 승점은 선두권 전북(28점), 울산(25점) 다음으로 많다(21점)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로 홈경기를 방문하는 수원 팬들이 반기지 않을 것 같은 이러한 현상이 나오는 이유는 전술에서 찾을 수 있다. 홈에선 수원 이임생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선보이려다 일격을 맞는 경우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성남, 인천전이 여기에 해당한다. 볼 소유능력과 패스 능력을 겸비한 미드필더의 부재로 이 감독이 원하는 축구가 경기장 위에서 구현되지 않는 모습이다. 플레이 메이커 사리치는 지난달 중동으로 떠났다.
반면 원정에선 철저히 실리축구를 펼친다. 안정된 스리백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고 타가트, 한의권 등을 활용한 역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른다. 올 시즌 홈 13경기 평균 점유율은 51%, 평균 볼 점유 시간은 28.1분이다. 원정에선 5% 낮은 46%, 약 1.5분 적은 26.6분을 각각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정 승리(6승)가 홈 승리(3승)의 두 배에 이른다. 팀 득점(홈 12, 원정 23)도 두 배에 가깝다. 최근 대구와 강원전 점유율은 각각 38%와 31%로 끌려가는 경기를 했지만, 두 경기에서 모두 2골차 승리했다. '선수비·후역습' 축구가 효과를 거두고 있고, 적어도 기록면에선 이 전술이 수원에 더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
리그 득점선두 타가트가 K리그1 신기록인 원정 7경기 연속 득점(16골 중 12골이 원정득점)을 내달리며 '원정깡패의 두목' 노릇을 톡톡히 하는 상황이기도 해서 이 감독이 23일 경남 원정에서도 현재의 전술을 수정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수원이 1차 목표인 상위 스플릿에 진입하려면 홈 성적이 반드시 따라줘야 한다. 수원의 홈 승률 42.3%는 전체 10위다. 수원은 현재 6위 대구(승점 37점)에 승점 2점 뒤진 7위에 처져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역대 K리그1 원정경기 승률 TOP 10 (2019년 8월21일 기준)
연도=팀명=경기=승=무=패=승률(%)
2019=전북=13=8=4=1=76.9
2018=전북=19=11=6=2=73.7
2014=전북=19=11=5=3=71.1
2016=서울=19=13=1=5=71.1
2017=전북=19=11=5=3=71.1
2019=울산=13=7=4=2=69.2
2013=포항=19=10=6=3=68.4
2016=전북=19=7=12=0=68.4
2017=수원=19=9=8=2=68.4
2015=포항=19=9=7=3=65.8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