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확실한 선발 자원 부족은 에이스들의 부진만큼이나 뼈아팠다.
김경문호는 2019 프리미어12를 통해 또 한 번 똑같은 과제를 확인했다.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SK 와이번스)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에이스 투수들을 찾아야 한다. 이번 대회에선 양현종과 김광현도 중요한 경기에서 흔들렸다. 결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모두 패했다. 미국, 멕시코 등을 상대로도 쉬운 경기는 없었다. 양현종과 김광현 다음으로 내세울 선발 카드도 마땅치 않았다.
단기전은 결국 '투수력'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점수를 지킬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른다. 한국은 프리미어12에서 중요한 순간마다 선발 투수들이 부진했다. 믿고 쓰는 에이스들도 흔들렸다. 김광현은 대만전에서 3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이 함께 침묵하면서 0대7 완패를 당했다. 미국전에서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던 양현종은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앞서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최종전에 깜짝 등판한 이승호(키움 히어로즈)도 2이닝 6실점으로 긴 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포스트 양현종과 김광현을 찾아야 한다. 언제까지 이들이 국가대표 중심이 될 순 없다. 김경문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16일 일본전을 앞두고 "김광현, 양현종이 있어서 우리가 국제대회에서 어느 정도 하고 있다고 본다. 이제 우리도 국제대회에서 뛸 수 있는 좋고, 젊은 자원이 필요하다"면서 "이영하가 많은 자신감을 얻고 간다면, 한국에 더욱 힘이 생길 것이다. 이영하 다음으로는 이승호가 침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올림픽에서도 마운드 운용은 매우 중요하다. 거의 매일 경기가 열리기 때문에 에이스 투수들만 계속 쓸 수는 없는 구조다. 결국 박종훈, 이영하, 이승호 등 경험을 쌓은 투수들이 에이스의 뒤를 받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에이스가 탄생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이영하는 프리미어12를 통해 '핵심 카드'로 떠올랐다. 소속팀에서와 달리 롱릴리프 역할을 맡았다. 그는 5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08(8⅓이닝 1실점)을 기록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결승전에서도 양현종에 이어 등판해 2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영하는 "어린 나이에 처음 대표팀에 와서 괜찮게 잘 한 것 같다. 또 뽑히게 되면 경험이 생겼으니 그 때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대표팀에서 어떤 보직을 맡고 싶다는 건 없다.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다. 팀에 돌아가서 잘 준비하면서 몸을 만들어서 내년에 다시 어떻게 해야겠다는 그런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승호도 비록 일본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지만,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스스로도 "정말 배운 게 많은 경기"라고 했다. 같은 좌완 투수 양현종과 김광현도 이승호의 성장을 바랐다. 김광현은 "일본전이 승호가 앞으로 야구를 하는데 있어서 전혀 지장은 없다고 본다. 나도 3이닝 9실점인가 했던 기억이 있다. 좋은 경험이었다. 내가 나갔어도 그렇게 던졌을 수 있다. 경험을 바탕으로 계속 대표팀에 와서 좋은 피칭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