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2년 만에 고향팀에 돌아온 장시환(32)이 독수리 마운드의 기둥이 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는 2019년 KBO리그 9위로 내려앉은 아쉬움을 딛고 새로운 비상을 준비중이다. 장시환은 그 시작점이 되어줄 선수다.
장시환은 지난달 21일 포수 지성준이 포함된 2대2 트레이드 결과 롯데 자이언츠에서 이적했다. 천안북일고 출신인 장시환으로선 베테랑이 되어 고향팀에 돌아온 셈. 장시환은 2007년 2차 2순위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이후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 롯데를 거쳤다. 그 사이 장효훈에서 장시환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타고난 돌직구는 여전하다.
올해 한화의 아킬레스건은 선발진의 부진이었다. 워윅 서폴드(29)와 채드 벨(30)이 369⅔이닝을 책임지며 23승을 합작했지만, 국내 선수들의 지원 사격이 아쉬웠다. 한용덕 감독은 박주흥을 비롯해 김범수, 장민재, 김민우 등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심한 기복과 제구 난조, 부상 등에 시달렸다. 이들 외에도 임준섭, 김이환, 김진영 등 신예 투수들까지, 고심 끝에 선발로 나선 투수가 무려 15명에 달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팀도 시즌 내내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화는 스토브리그 들어 선발투수 확보에 주력했고, 그 결과 장시환 영입을 이뤄냈다. 한용덕 감독은 장시환에 대해 "지난해 선발이 없어 고생이 많았는데, 이번에 장시환이 와줘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 감독은 "장시환은 구위가 좋고, 선발로서 뛰어난 자질을 지닌 투수다. 무엇보다 지난해 풀타임으로 선발을 소화하며 경험을 쌓았다"면서 "한국 야구에 잘 적응한 서폴드, 벨과 함께 장시환이 내년 선발진 한 자리를 맡아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시환은 2015년 KT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는 등 과거엔 불펜 투수로 뛰었다.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로 뽑혔을 때의 위치도 불펜이었다.
하지만 올해 선발투수로 전환한 장시환은 잠재력을 터뜨리며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최종 성적은 총 27경기에 선발 등판, 6승13패, 평균자책점 4.95. 겉보기엔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6승은 브록 다익손과 더불어 롯데 팀내 최다승이다. 특히 125⅓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키며 사실상 롯데의 2선발 역할을 소화했다. 올해 한화에서 최다 투구이닝 투수는 장민재(119⅓이닝)였다.
여기에 한화가 2018년 리그 3위에 오른 원동력은 투수력이었다. 장시환의 영입은 독수리 마운드 재건의 첫걸음인 셈. 장시환이 한용덕 감독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