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리버풀이 심상치 않다.
리버풀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8라운드에서 0대3으로 졌다. 지난 1월부터 이어진 EPL 무패행진이 44경기에서 마감됐다. 2003~2004시즌 아스널 이후 도전했던 단일 시즌 무패우승의 꿈도 깨졌다. 리버풀은 올 시즌 27경기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이어 4일 펼쳐진 첼시와의 FA컵 경기에서도 0대2로 패했다. 물론 베스트 전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2연패라는 측면에서 우려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조짐은 있었다. 지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그랬고, 가까스로 역전승을 거뒀던 웨스트햄전에서도 그랬다. 좋았을때와는 거리가 있는 경기력이었다. 이날 판다이크-로브렌이 구성한 중앙은 견고함을 찾기 어려웠다. 상대 다니에게 시종 압도당한 로브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판다이크 역시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올 시즌 리버풀 선전의 중심이었던 아놀드 역시 공격에서 날카로움을 잃었다. 공격진 역시 마누라 라인의 기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마네와 살라의 스프린트 횟수가 현저히 줄어들며 위력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중원은 확실히 헨더슨 부상 공백이 있었다. 헨더슨은 올해의 선수로 거론될 정도로 물오른 활약을 보이고 있었다. 헨더슨은 공수를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다. 고비때마다 결정적인 포인트도 올렸다. 하지만 챔벌레인은 헨더슨의 공백을 전혀 메우지 못했다. 헨더슨이 빠지자 바이날둠, 파비뉴가 구성한 황금의 트라이앵글이 깨졌고, 그 여파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5일 헨더슨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기록으로 보여줬는데, 헨더슨이 출전했던 지난 34번의 경기에서 리버풀은 무려 28승4무2패를 기록하며 82.40%의 놀라운 승률을 보였다. 반면 출전하지 않은 12번의 경기에서는 7승2무3패에 그쳤다. 58.30%의 승률. 주목할 것은 실점률이다. 헨더슨이 뛴 34경기에서 단 25골만 내주며 경기당 실점이 0.7골에 불과했는데, 헨더슨이 뛰지 않은 22경기에서는 무려 22골이나 내줬다. 경기당 실점이 1.8골로 올라갔다.
'레전드' 개리 리네커는 자신의 SNS에 '헨더슨의 부상으로 그가 올해의 선수상 트로피를 받을 기회가 올라갔다'며 '사람들은 자리를 비우기 전까지 얼마나 그가 중요한 선수인지 모른다'고 했다. 기록을 보니 더욱 공감이 되는 멘션이다. 일단 리버풀 입장에서는 헨더슨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남은 시즌 핵심 과제가 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