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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격리' 외국인 선수의 2주간 실내 운동, 부작용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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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BO(한국야구위원회)가 최근 입국한 모든 외국인 선수들에게 2주간 자가격리를 지시했다.

최근 2주 사이에 외국인 선수가 입국한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등 5개 구단 15명의 선수들, 전체의 딱 절반이다.

희비가 엇갈린다. 권고가 아닌 지시다.

해당 구단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조치에 따르고 있다.

우선 딱히 명분이 없다. 야구가 중요하지만 감염 예방이 더 우선적 가치다. '이미 음성 판정 받았지 않느냐'는 항변도 논리가 되기는 힘들다. 첫 검사에서 음성 판정 후 차후 검사에서 양성으로 번복 판정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충 눈속임을 할 수도 없다. 지시를 무시했다가 만에 하나 해당 외인 중 확진자가 나와 지역사회에 전파할 경우 구단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확진자가 되면 동선이 모두 공개된다.

결국 늦게 온 죄로 자가격리 조치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실내 운동의 효율성이다. 실내 훈련으로도 이미 만들어진 근력과 신체 밸런스를 유지할 수는 있다.

단, 문제는 감각이다. 2주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가간 동안 투수는 공을 던지지 못하고, 타자는 살아있는 공을 치지 못한다. 공간 개념을 잃어버린다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복귀 후 감각을 회복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선발 투수의 경우 피칭 루틴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개수도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 갑자기 많이 던질 경우 탈이 날 수 밖에 없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타자 역시 마찬가지다. 배팅 훈련 만으로 실전 감각을 회복할 수 없다. 경기를 출전해 투수가 던지는 실전 공을 여러 차례 맞닥뜨리며 리듬과 감각을 찾아야 한다. 이 역시 짧은 시간 내 가능하지 않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개막을 맞을 경우 전력 비대칭으로 시즌을 시작할 수 밖에 없다. '외인 3명은 전력의 절반'이란 이야기가 있다. 무리하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다 예기치 못한 부상이 올 수도, 리듬이 깨져 시즌 초 고전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빡빡해질 일정 속에 초반에 크게 밀리면 시즌 중 만회가 쉽지 않다. 특정팀의 유·불리 차원을 떠나 프로야구 자체가 균형을 잃을 수 있다.

현재는 개막 일정 자체가 유동적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국면 속에 4월6일 개학 여부도 불투명한 상항. 학교 개학이 생활 정상화의 상징적 의미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개학이 또 다시 연기되면 프로야구 정상 개막도 불투명해질 공산이 크다. 계속 이어지는 변수와 악재 속에 발목이 잡힌 2020 프로야구.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