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팬과 함께 행복한 명문 구단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해 12월16일. 전남 드래곤즈는 성대한 창단 25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시즌 성원 감사 송년의 밤을 겸한 이 행사에서 전남 조청명 사장은 '자립'과 '열정', '신뢰'의 3대 핵심 가치를 강조하며 '명문구단 복구' 프로젝트 가동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는 3년 안에 1부 승격과 ACL 진출 등의 목표도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팬 그리고 지역과 함께'에 맞춰져 있었다.
이후 4개월이 흘렀다. 결론만 본다면, 이 야심찬 프로젝트는 아직 출발도 하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라는 예상 밖의 악재를 만난 탓이다. 하지만 이건 구단의 탓이 아니다. 전 세계의 스포츠시계가 모두 멈춘 마당에 전남 구단 홀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는 없다.
지역 팬심 부활과 명문으로의 재도약을 위해 준비했던 전남 구단의 많은 마케팅 플랜은 그래서 일단은 봉인된 상황. 하지만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순 없다. 전남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맞는 지역 헌신과 밀착 마케팅 방법을 찾아 나섰다. 그런 고민의 결과가 '헌혈 기부'와 지역 상생 발전 프로젝트, '전남드래곤즈 FS 클라스'다.
우선 전남 구단 마스코트 '철룡이'와 임직원은 지난 3월31일 혈액 수급 비상상황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순천 헌혈의 집에서 단체 헌혈을 실시했다. 의료 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는 기부활동이었다는 평가다.
이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상권 회복을 위해 '전남드래곤즈 FS 클라스'를 가동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이 살아야 구단도 산다'는 지역 공생 콘셉트에서 출발했다.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힘을 보태 지역상권을 회복시키기 위한 기획이다.
이를 위해 마스코트 철룡이와 직원들이 지역 소상공인들을 찾아다니며 응원과 함께 전남드래곤즈 선수들의 친필이 담긴 유니폼과 패키지 상품을 제공했다. 동시에 구단 SNS를 통해 소상공인 업체를 홍보하면 이를 보고 해당 소상공인 업체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구단이 업체에 제공한 기념품을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지역 경제 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방식이다.
조청명 사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구단도 힘들지만, 그동안 구단을 사랑해주고 응원해준 지역민들이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만큼 지역 소상공인들과 상생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많은 기업과 지역민들이 함께한다면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소상공인 여러분들께서도 힘내시기 바란다"며 프로젝트 성공을 기원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