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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의 근간 IP, 신작으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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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리브 더 IP!'(IP 만세!)

잘 성장시킨 IP(지식재산권) 하나가 10개의 신작 안 부러운 상황이 되고 있다. 여기에 장르와 플랫폼 다양성의 시대를 맞아 히트작의 확장성은 무궁무진이라 할 수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탄탄한 업력을 쌓아가고 있는 게임사들은 대부분 성공한 IP를 주축으로 시리즈물을 선보이거나 혹은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신작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창작에 대한 도전을 내려놨다는 비난도 있지만, 트렌드에 맞는 기술 접목으로 재창조를 해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시각도 공존한다. 어쨌든 코로나19의 글로벌 팬데믹이 여전해 사회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국내의 게임사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듯 자신들의 근간이 되는 IP를 새롭게 계승하는 작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어려운 시기를 버텨보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원작을 계승한다

넥슨은 모바일 MMORPG '바람의나라: 연'을 오는 15일 국내에 출시한다.

이 게임의 모태가 되는 '바람의나라'는 넥슨이라는 회사를 만든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996년 넥슨의 첫번째 게임으로 출시돼 현재까지 24년간 서비스되고 있는 국내 최장수 온라인게임으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에 비견될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처음으로 개발 소식이 공개됐을 때 어떤 방식으로 계승될지 화제가 된 가운데, 넥슨은 감성과 추억을 모바일로 이식하기 위해 원작을 대부분 계승하면서도 도트 작업을 모두 새롭게 하는 그래픽 리마스터로 기술의 발전을 입혔다. 또 국내성과 부여성, 사냥터. 집, 몬스터, NPC 등 세밀한 콘텐츠까지 원작과 100% 동일하게 구현했다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과연 기존 유저들이 모바일이라는 달라진 플랫폼에서 얼만큼 적응할지 그리고 신규 유저들이 추억의 콘텐츠에 어느 정도의 호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다.

넥슨과 공동 개발중인 슈퍼캣은 트렌드를 고려해 사용자환경(UI)을 모바일 사용감에 어울리도록 최적화하고, PvP 콘텐츠에도 자동매칭 시스템을 도입한다. 원작 콘텐츠 '무한장'은 모바일에 맞게 1대1, 3대3으로 친선전과 랭크전을 제공해 실감성을 높였고, 신규 레이드 콘텐츠도 준비한다. 이밖에 모바일 환경에 맞는 커뮤니티 시스템을 도입, 모든 상황에서 가로와 세로 모드를 지원해 채팅이 가능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이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단체 채팅방과 오픈 채팅방도 마련된다. 일단 지난달 시작된 사전등록에 열흘만에 100만명 이상이 몰리며 클래식 IP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라비티가 7일 정식 런칭하는 모바일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 역시 마찬가지다. 18년 전 선보인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는 그라비티를 지난 2005년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이끈 주인공이자 효자 게임이다. 이후 다양한 버전으로 리메이크가 되고 있는 가운데, 그라비티는 이름에서도 나타나듯 '라그나로크 오리진'이 원작의 정통성을 가장 잘 계승하고 있다고 내세우고 있다.

'라그나로크M' 이후 '라그나로크' IP로 3년만에 다시 '라그 세상'을 열겠다고 나선 '라그나로크 오리진'은 캐릭터 생성 후부터 왕가에서 발생한 의문의 사건을 파헤치면서 과거 역사와 현재의 상황에 대한 내용을 파악하는 스토리로 구성돼 있다. 게임 구조도 단순화된 오토형 던전이 아닌 오브젝트와 상호작용하며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구조로, 동화책을 보는 것 같은 게임 몰입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원작의 세계관과 정통성을 그대로 이식하면서도 고퀄리티의 3D 그래픽을 구현하며 기존 IP와는 차별점을 줬다는 것이 기존 유저들에게 얼만큼 어필할지가 관건이다.

▶트렌드를 입히다

앞선 MMORPG와 달리 스포츠나 퍼즐 장르 등 캐주얼게임들은 원작을 그대로 계승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그래픽 업그레이드 정도가 아닌 트렌디한 콘텐츠를 새롭게 얹히며 시리즈물과 같은 성격으로 이어가는 전략이 더 주효하다고 할 수 있다.

넷마블이 8일 정식 출시하는 신작 야구게임 '마구마구2020 모바일'은 지난 2006년 시작된 국내의 대표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정통성을 이어가면서, 모바일 시대에 맞는 재창조를 해낸 것이 특징이다. '마구마구' 역시 넷마블이 연이은 신작 실패로 방향성에 대해 고전하고 있을 2010년 전후에 회사를 지탱해준 게임이자, 넷마블이 2011년 이후 모바일에 올인을 하면서 다시 부활을 할 수 있게 만든 '장남'과 같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 '마구마구' IP를 활용해 만든 모바일게임과는 분명 결이 다른 신작이라 할 수 있다.

지난달 열린 온라인 쇼케이스에서 넷마블앤파크 이찬호 개발PD가 "'마구마구2020 모바일'은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핵심 개발진들이 직접 만든 최초의 모바일 야구게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야구게임의 본질이 자신이 원하는 덱을 짜는 즐거움, 성장시키는 재미, 다른 유저와 경쟁하고 기록을 보는 재미인데 이런 본질이 반영됐다는 '마구마구2020 모바일'에는 '라이브 카드'와 '이적 센터'라는 기존 온라인게임에선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가 담겼다.

'라이브 카드'는 올 시즌 KBO리그 선수들의 성적을 반영했는데, 다른 야구게임과 달리 보유한 카드의 스태츠가 실제 경기 기록에 맞춰 2주마다 재정립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용자는 좋은 성적이 예상되는 선수에게 투자하고 육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이적 센터'에선 유저들간의 자유로운 선수카드 거래가 가능, 자신이 원하는 선수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고 때로는 전략적으로 판매할 수 있다. 이밖에 원작의 SD캐릭터와 날씨 시스템, 역동적인 수비, 수싸움이 가능한 실시간 대전을 모바일에 최적화한 3이닝 플레이 속에 녹여낸 것도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결과다.

선데이토즈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신작 '애니팡4'는 남녀노소 전세대에게 모바일게임 대중화를 이끈 '애니팡' IP의 4번째 작품이다. 지난 2009년 PC에 이어 2012년 모바일에 이식된 '애니팡'은 국민 퍼즐게임이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선데이토즈의 스팩 상장까지 이끌어냈다. 물론 이후 대주주가 스마일게이트로 변경됐지만, '애니팡'은 4번째 시리즈로 이어질만큼 퍼즐게임으로선 유례없는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애니팡3' 이후 3년 9개월만에 나온 '애니팡4'에는 전작에서 인기를 끌었던 회전팡에 이은 새로운 규칙인 블록 5개, 7개 등으로 만드는 미러볼, 대폭발 등의 특수 블록을 선보이며 플레이의 다양성을 확대했다. 시리즈를 이어가면서 축적된 기획과 연산 기술 노하우가 접목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퍼즐 플레이를 응용한 콘셉트인 신규 콘텐츠 '애니팡 로얄'로 이용자들간의 실시간 대전을 구현했고, 애니팡 캐릭터들의 별칭인 '애니팡 프렌즈'의 원화로 진행하는 공지, 안내 메뉴인 '애니팡 라이브', 길드 개념을 도입해 이용자들이 실시간 채팅, 하트 선물 등을 할 수 있는 팸 시스템 등 소소한 재미를 주는 콘텐츠도 보강했다. 출시 이후 주요 오픈마켓에서 인기 차트 동시 1위를 기록하며 일단 초반 재미는 인정을 받고 있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