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생애 한번뿐인 메이저리그(MLB) 신인상 득표의 기회를 놓쳤다.
김광현은 10일(한국시각) 발표된 MLB 신인상 투표에서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김광현이 속한 내셔널리그는 데빈 윌리엄스(밀워키 브루어스), 아메리칸리그는 카일 루이스(시애틀 매리너스)가 각각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윌리엄스는 2011년 크레이그 킴브렐 이후 첫 불펜투수, 카일 루이스는 만장일치 신인왕이다.
김광현의 득표 실패는 뒤늦은 선발 전환으로 인해 이닝 등 누적 기록이 부족했던 점이 컸다. 김광현은 시즌초 마무리로 출발했지만, 개막 한달만에 선발로 돌아섰다. 올시즌 8경기(선발 7)에 등판, 39이닝을 소화하며 3승1패 평균자책점 1.62의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60경기로 치러진 단축시즌에서 늦은 출발은 더욱 득표에 불리한 요인이 됐다.
NL 신인상 부문 4~5위는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의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다. 곤솔린은 9경기(선발 8)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2.31, 메이는 12경기(선발 10)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57을 거뒀다. 주요 성적만 놓고 보면 김광현이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두 선수는 KBO리그를 거친 30대 투수 김광현과 달리 '순수 MLB 신인'인데다, 두 선수 모두 불펜을 오가며 각각 46⅔이닝, 56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메이의 경우 김광현보다 1.5배 많은 이닝을 소화한 만큼, 김광현이 밀릴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올시즌 시범경기부터 좋은 기량을 과시하며 세인트루이스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지만, 마이크 실트 감독은 오랫동안 팀에 공헌해온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선택했다. 김광현은 불펜 보직을 명받았다. 하지만 마르티네스의 부진과 마일스 마이콜라스의 팔꿈치 부상은 결국 김광현을 선발 마운드로 돌려놓았다. 김광현은 선발 적응기를 거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즌 내내 역투하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김광현은 앞서 발표된 신인상 최종 후보 3인(윌리엄스, 알렉 봄, 잭 크로넨워스)에 들지 못한 만큼, 득표 여부에만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의 표심은 김광현을 비켜갔다. 결국 양적 기록의 부족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