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3일 앞으로 다가온 2021시즌 K리그, 성적을 가를 최대 변수는 단연 둘, 외국인 선수와 22세 이하 선수다.
물론 예년에도 외인과 U-22 선수는 중요한 변수였다. 외인은 '1년 농사를 좌우한다'고 할 정도로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좋은 외인을 뽑은 구단은 좋은 성적을 거뒀고, 그렇지 못한 구단은 추락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직접 볼 수가 없는 만큼, 영상으로 판단을 해야 했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를 보낸 김기동 포항 감독은 하도 영상을 봐 눈에 이상이 왔을 정도다.
그토록 어렵게 외인을 뽑았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비자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로 한국에 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우즈베키스탄 등 처럼 코로나 위험국가로 지정된 국가의 경우에는 더욱 복잡했다. 점찍고 입국까지 한달 넘게 걸린 선수들도 있었다. 어렵게 들어와서는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했다. 개막 이후 자가격리가 완료되는 선수들도 있다. 당연히 각 팀 감독들은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었다.
대부분 구단들이 가까스로 외인 영입 작업을 마무리했지만, 곧바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제대로 경기를 소화 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은데다, 아무리 격리 도중 홈트레이닝을 잘했다하더라도 동계훈련을 마친 선수들에 비해서는 컨디션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몸을 올리고 난 뒤에는 전술에 녹아들 시간도 필요하다. 때문에 각 팀들이 외인까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베스트11을 가동하려면 3월 말~4월 초는 돼야 한다.
결국 외인 없이 경기에 나서는 팀들의 경기력이 어느정도 되는지, 초반 순위싸움의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U-22 선수도 각 팀 사령탑의 골머리를 앓게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13년(당시는 23세 이하 선수, 2019년부터 22세 이하 선수) 야심차게 신설한 이래, U-22 의무 출전 규정은 각 팀 라인업 구성의 큰 변수가 됐다. 해당 연령에 특출난 기량을 갖고 있는 주전급 선수들이 있다면 상관이 없지만, 그렇지 않은 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상황에 맞춰 U-22 선수들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경기력 저하라는 현장의 목소리에도, 연맹은 젊은 선수 육성이라는 대의 아래 현 규정을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연맹은 올 시즌 국제축구평의회의의 권고에 따라 교체 선수를 5명으로 늘렸지만, U-22 의무 출전 규정은 사실상 변화를 주지 않았다. U-22 선수가 1명 선발 출전한 경우, 대기 선수 중 U-22 선수가 교체로 들어가야 5명을 교체할 수 있다. U-22 선수가 교체 투입되지 않으면 기존대로 3명만 교체할 수 있고, U-22 선수가 선발 출전하지 않으면 교체 선수 수는 2명으로 줄어든다. 전체 엔트리에 U-22 선수가 1명만 포함될 경우, 엔트리 인원은 17명으로, 1명도 포함되지 않으면 16명으로 줄어든다.
이로 인해 각 팀들은 U-22 선수들을 2명 이상 확보해야 했다. 1월 중순에야 연맹의 규정이 확정되는 바람에, U-22 선수에 손을 놓았던 몇몇 팀들은 U-22 선수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FC의 경우, U-22 선수로 골키퍼를 영입해 벤치에 앉힐 요량이었지만, 바뀐 규정에서는 U-22 선수가 교체로 나서야 해 무용지물이 됐다. 뒤늦게 선수 영입에 나섰지만, 이미 시장에 괜찮은 U-22 선수는 씨가 말랐다.
몇몇 팀들을 제외하고 '주전급' 22세 이하 선수를 확보한 팀들이 거의 없다. 송민규 이수빈 고영준이 있는 포항 스틸러스, 조영욱 정한민 등이 있는 FC서울 정도가 이 고민에서 자유롭다. 국대급 스쿼드를 갖춘 전북 현대도 22세 이하 선수는 큰 걱정거리다.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경기를 나서야 5명의 교체카드를 쓸 수 있는만큼, 각 팀들은 경기력이 떨어지는 U-22 선수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해법을 찾지 못하면, 시즌 내내 스쿼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