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추신수(39)가 화려하게 KBO리그로 온다. 그러나 그를 반겨줄 동기는 많이 남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23일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추신수와 연봉 27억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7억원은 역대 연봉 최고 금액. 추신수는 이 중 10억원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하기로 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화려한 한국 입성이다. 2001년 부산고를 졸업한 뒤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해 빅리그 도전에 나선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네티 레즈, 텍사스 레이저스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652경기에 나와 타율 2할7푼5리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한 그는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과 최다 타점(782개) 기록을 가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됐던 지난해에는 33경기에 나와 타율 2할3푼6리 5홈런으로 주춤했지만, 출루율 0.323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가 된 추신수는 텍사스를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 찾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잔류의 선택지도 있었지만, 추신수는 국내 복귀를 택했다. KBO리그에 대한 그리움과 새로운 도전의 적기라는 판단이었다. 2007년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SK 와이번스가 추신수를 지명했고, SK를 인수한 신세계그룹이 추신수의 보유권을 가지고 있었다.
신세계그룹도 확실하게 메이저리거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역대 선수 최고 금액인 27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최근 KBO리그에는 추신수와 동갑내기인 1982년 생 선수들이 하나, 둘씩 유니폼을 벗었다. '황금세대'로 불리며 리그 최고의 선수로 호령했지만, 세월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했다. 2020년 시즌을 마치고는 김태균과 정근우가 은퇴를 선언했다. 이제 오승환(삼성), 김강민(신세계), 이대호(롯데)만이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다. 이대호는 롯데와 2년 26억원 계약을 맺었지만, 계약이 끝나면 은퇴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기들이 조금씩 이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추신수 만큼은 최고의 가치를 뽐내며 KBO리그에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추신수 역시 "야구 인생의 끝이 어디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팬 분들께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약속은 꼭 드리고 싶다"고 KBO리그 데뷔전을 기다렸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