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디펜딩 챔피언 NC 다이노스.
첫 통합우승의 짜릿함은 벌써 잊었다.
2020년 12월31일을 끝으로 새 출발이다. 우승 패치로 팔이 묵직해진 이동욱 감독도 "이제 다시 시작이다. 우승의 기억은 간직해야 할 자부심일 뿐이다. 또 다시 도전의 길"이라며 제로베이스에서의 새 출발을 강조한다.
우승 이듬해, 초보 우승팀 다이노스에게는 또 다른 시험대다.
하위 팀들이 외부 FA와 추신수, 외인 전면 교체 등으로 대대적 전력 보강을 하며 전열을 정비한 반면 NC는 딱히 플러스 요인이 없다.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보류된 점 정도만의 호재다. 배재환, 최성영, 김형준, 김성욱 등 알짜 선수들이 상무 입대로 빠져나갔다.
선수층 유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 주전급 선수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불가피한 공백을 메워줄 주전급 백업 완성이 시급하다.
이동욱 감독은 발 빠르게 대안 마련에 나섰다. 1군 캠프에 젊은 선수들을 대거 포함시켜 옥석가리기에 나섰다. "연습경기를 통해 플랜B를 테스트해 봐야 한다"며 대안 발굴의 중요성을 이야기 한다. 그만큼 많은 투-타 후보들이 캠프에 북적인다. 모두 선택을 받을 수는 없다. 선수들도 알고 있다. 그만큼 눈빛이 반짝반짝 빛난다. 특히 군 복무를 마친 예비역 선수들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과연 '제2의 강진성'이 될 예비역 선수는 누구일까.
현 시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김민수(23)다. 군 전역 후 합류한 그는 부쩍 날카로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2일 LG와의 첫 창원 연습경기 첫 타석에서 LG 좌완 임준형으로 부터 3점 홈런을 날렸다. 2구째를 거침 없는 스윙으로 당겨 110m짜리 큼직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끝이 아니었다. 다음날인 3일 LG전에서는 대타로 출전, 2타수2안타를 기록했다. LG 불펜의 핵 진해수와 고우석을 상대로 각각 클린히트를 뽑아냈다. 상대 주전급 투수들에게 밀리지 않고 뽑아낸 안타. 벤치의 눈길이 쏠린다. 테이크 백에서 부터 짧게 나오는 간결하고 빠른 스윙으로 타구에 힘을 싣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일방장타력까지 갖추고 있어 '제2의 강진성'으로 떠오를 수 있는 선수다.
이동욱 감독도 "김민수가 잘 친다. LG전에서 고우석, 진해수 공도 잘쳤고, 배팅에는 확실히 자질이 있다. 군대 제대 후에 수비도 좋아진 게 눈에 보인다. 선수들이 확실히 군대에 다녀온 후에 동기 부여가 생기는 것 같다"며 큰 기대를 보이고 있다.
친정으로 컴백해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는 윤형준(27)도 포텐 폭발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LG와의 연습경기 첫날 멀티 히트를 기록한 윤형준은 이튿날 LG전에서도 안타를 기록했다. 6일 두산전에서는 대타로 출전,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실전 공백 극복을 위해 겨우내 흘린 구슬땀이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윤형준은 "이호준 채종범 코치님과 함께 컴팩트 한 메커니즘에서 파워를 실을 수 있도록 타격 폼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워낙 힘이 좋은 거포형 타자라 강진성과 1루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이 예상된다.
상무에서 제대한 우투좌타 내야수 도태훈(28)과 박준영(24)도 주목할 만한 예비역 선수다.
도태훈은 6일 두산전에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 2루타 포함 3타수3안타 2득점의 만점 활약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안정된 타격 메커니즘에서 나오는 무리 없는 스윙이 인상적이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박준영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대형 내야수가 될 포텐이 있는 선수. 이동욱 감독도 "좋은 걸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시합을 뛰는 것"이라 전제하며 "타석에서 잘 하는 걸 해야 한다"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기 스윙을 하기를 기대했다.
치열한 경쟁 속에 '제2의 강진성' 신화를 꿈꾸는 NC의 예비역 야수들. 디펜딩 챔피언 다이노스가 안으로부터 단단하게 차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