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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132홈런 '야생마'는 미란다의 공을 칠 수 있을까[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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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단언컨대 키움 히어로즈 야시엘 푸이그(32)는 KBO리그 역대 외인 타자 중 메이저리그 경력이 가장 화려하다.

LA 다저스에서 활약해 국내 팬들에게도 지명도가 높은 그는 다부진 타격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그라운드를 휘젓는 저돌성으로 주목받았다. 다저스 캐스터 빈 스컬리는 푸이그를 '야생마'로 표현했다. 그러나 돌출 행동과 사회적 논란으로 구설수가 잦아 구단들 사이이서는 기피 대상이 되기도 했다.

푸이그는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019년까지 7시즌 통산 86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7리, 834안타, 132홈런, OPS 0.823을 기록했다. 홈런 기록만 놓고 보면 KBO리그 외인 타자들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든다. KBO 입성 당시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1위는 훌리오 프랑코가 1위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한 프랑코는 직전 시즌까지 빅리그 통산 141개의 홈런을 날렸다.

이어 2014년 SK 와이번스에 잠시 머물렀던 루크 스캇이 135개로 2위, 2004년 LG 트윈스에서 활약한 알 마틴과 올해 키움 푸이그가 132홈런으로 공동 3위다. 메이저리그 100홈런 이상 외인 타자는 2001년 삼성 카를로스 바에르가(124개), 2017년 LG 제임스 로니(108개), 2014년 두산 베어스 호르헤 칸투(104개)도 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경력 '톱랭커'로 꼽히지만, 우려를 살 수밖에 없는 부분도 많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건 2년 전 일이다. 2020년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한 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아 그대로 시즌을 접었고, 지난해에는 멕시칸리그에서 보냈다. 지금 실력이 24홈런, 84타점, 평균 타구속도 시속 145㎞, 하드히트(타구 속도 153㎞ 이상) 비율 39.1%를 기록한 2019년과 같다고 보기 어렵다.

다저스 시절 훈련 지각, 내규 위반 등 팀워크를 저해하는 행위로 질타를 받는가 하면 과속 운전과 성폭행 연루 등 사회적으로도 물의를 빚었다. 그러나 키움 고형욱 단장은 지난해 12월 계약 당시 "현지에서 경기를 직접 보고 기량이 뛰어난 선수라는 생각을 했다. 몇 차례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가정에 충실하고 인격적으로도 많이 성숙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기량과 팀워크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 하더라도 낯선 리그에서 금세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역대 화려한 경력의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들이 그랬듯 말이다. 메이저리그 100홈런 경력의 외인타자들 가운데 '성공' 평가를 받은 선수는 프랑코 한 명 뿐이다. 그는 2000년 타율 3할2푼7리, 22홈런, 110타점을 올렸다. 삼성이 김응용 감독 체제로 바꾸면서 재계약하진 않았지만, 빅리그 출신다운 활약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나머지 대부분은 적응 실패, 부상, 그리고 KBO리그를 대하는 거만한 태도 등이 문제가 돼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KBO리그 성공을 100% 담보하진 못했다는 뜻이다.

더구나 현재 각 팀 1,2선발로 군림 중인 외국인 투수들은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 수준의 실력들이라 2년간 빅리그를 떠나 있던 푸이그에겐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유인구 위주로 던지는 국내 토종 투수들도 매우 생소한 상대들이다.

지난해 MVP 두산 아리엘 미란다는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볼에 포크볼을 섞어 탁월한 탈삼진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최고 시속 155㎞ 강속구와 4~5개의 변화구 볼배합이 까다롭다. LG 케이시 켈리, NC 드류 루친스키, 삼성 데이비드 뷰캐넌도 KBO리그를 주름잡는 에이스들이다. 푸이그의 성공 여부는 이들과의 맞대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번 시도 끝에 쿠바를 탈출해 미국에 입성한 푸이그는 집념이 돋보인다. 또한 고 단장의 언급대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책임감은 메이저리그 복귀 의지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이전 빅리거 출신들과는 뭐가 달라도 다를 것이란 기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