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가 26경기에서 4타점을 기록했다. 전 경기에 3번 타자로 출전해 거둔 성적이다. 중심타선에서 홈런을 펑펑 쳐야하는데, 113타석에서 홈런이 딱 1개다. 외국인 타자가 이 정도 스탯이라면 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하는 게 정상이다. 한화 이글스 외야수 마이크 터크먼(32) 이야기다.
지금까지 홈런, 타점 생산능력은 낙제점에 가깝다. 노시환(16개) 김태연(12개) 하주석(9개)은 물론, 리드오프 정은원(6개)까지 터크만보다 타점이 많다.
2일 현재 타율 3할1푼1리(103타수 32안타)-1홈런-4타점. 외국인 타자하면 금방 떠올리게 되는 '거포형 선수'가 아니라는 걸 기록이 말해준다.
득점 찬스에서 많이 약했다. 주자가 득점권에 있을 때 22타수 3안타, 타율 1할3푼6리. 3번 타자라면, 용납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주자없는 상황에서 3할4푼5리(55타수 19안타), 주자가 있을 때 2할7푼1리(48타수 13안타)를 쳤는데, 득점권에선 매우 무기력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게 있다. 득점(13개)이 팀 내 1위고, 도루(8개)는 전체 공동 1위, 2루타(7개) 공동 7위다.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꿔버리는 홈런 생산능력, 클러치 능력은 떨어지지만, 다른 형태로 공격에 기여하는 타자라는 것이다.
한화는 터크먼 영입을 발표하면서 "공수주 능력을 두루 갖춘 중장거리 타자"라고 했다. 이 설명대로 터트먼은 뛰어난 컨택트 능력과 수비 능력, 주루 능력으로 아쉬운 점을 채워주고 있는 것이다.
터크먼은 지난 1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자신의 장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8회 선두타자로 나선 터크먼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상대 외야수 실책을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평소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상대 배터리, 수비진을 바짝 긴장하게 했는데, 빠른 발로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상대 투수가 던진 공이 포수 뒤로 빠지자, 번개처럼 홈을 파고들었다. 2대1 승리를 이끈 결승득점이었다. 1홈런-4타점에 그친 이 외국인 타자를, 현 시점에서 KBO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평가하는 이유다.
원정 3연전에서 2승(1패)을 챙긴 한화는 10위 NC와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그래도 외국인 타자, 3번 타자에게 바라는 역할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아직까지 적응과정에 있다. 지금까지 적응하는 걸 보면 앞으로 타점능력이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