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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보도 그 후]창원 LG가 '감독 조상현'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 '공부-데이터-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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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우려는 기우였다."

창원 LG는 신임 감독을 선임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요약했다. 구단 입장에서 초보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라 걱정이 없진 않았지만 막상 만나보니 기우에 불과했다는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조상현 전 대표팀 감독(46)이 LG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스포츠조선 4월 29일 단독 보도> 뒤 본격 행보에 들어갔다. 조 감독은 시즌 종료 후 휴식기간이어서 아직 선수단 상견례를 하지 못했다.

대신 3일 처음으로 창원 LG 구단을 방문해 코칭스태프 구성, 자유계약선수(FA) 대책 등을 논의하며 '새체제' 출범을 준비한다. 조 감독이 프로구단 지휘봉을 잡은 것은 생애 처음이다. 고양 오리온 코치(2013∼2018년), 대표팀 코치(2018∼2021년)를 거쳐 작년 10월부터 대표팀 감독으로 일하다가 이번에 LG에서 새출발한다.

초보 감독으로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던지는데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희철 서울 SK 감독도 초보 감독이지만 14년간 코치 커리어를 거치며 SK 사정을 꿰뚫고 있는 것과 다르기도 하다.

그럼에도 LG가 '조상현'을 선택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LG 구단에 따르면 '공부-데이터-소통'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신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조 감독을 포함, 복수의 후보자가 구단 고위층과 면담하는 등 검증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후보자들은 프로에서의 경험, 성과, 연륜 등의 객관적인 지표에서 조 감독보다 우위였다.

하지만 향후 비전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조 감독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우선 '공부' 평가 항목의 경우 조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일하면서 경기장 현장을 쉼없이 찾아다니며 연구·분석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발로 뛰는 부지런함도 그렇거니와, 국제대회가 취소되는 등 대표팀 일정이 딱히 없어 '일할 맛'이 떨어졌을 텐데도 정성을 쏟았다는 점이 호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구단 측을 감탄하게 했던 대목은 '팀 LG'의 전력 구조와 문제점 등을 담은 자료를 제시했다는 것. 일종의 '면접심사'를 앞두고 준비하는 자료치고는 상당히 구체적이고, 분석에 있어서도 정성과 통찰력이 엿보다고 한다.

LG 관계자는 "'나는 과거에 이렇게 해왔다'보다 '나는 이렇게 해보겠다'며 미래를 얘기하고, 위기대응에 대한 준비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데이터' 영역에서는 대표팀 코치-감독을 맡은 경험이 도움이 됐다. 국제대회를 경험하면서 세계 농구의 트렌드를 보고, 겪은 정보를 분석·정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팀 LG'에 대한 분석 브리핑을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이었다.

'소통'에서는 찾을 단점이 없었다. 조 감독이 지난 10여년간 코치 과정을 거치면서 후배 선수들과, 구단과 어떻게 지내왔는지에 대한 평판은 농구판에서 이미 검증된 까닭이다. 여기에 조 감독은 비시즌 훈련기간 때 '반복훈련을 이렇게 시행한다'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막연히 선수들과 잘 통하는 감독이 아니라 훈련에서 같이 부대끼며 스킨십을 늘려가는 감독이 되겠다는 것이다.

LG 관계자는 "주변에서 우려하는 조 감독의 경험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연습경기, 전지훈련 등에서 경험을 더 쌓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