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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과 나란히 섰다! 31세에 꽃핀 신데렐라. '1이닝 10실점' 굴욕→승리요정→에이스로 진화 [SC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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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비교적 무명에 가까웠던 추격조 불펜에서 리그 다승 다섯손가락에 드는 투수로의 변신. 단 1년만에 이뤄진 일이다.

롯데 자이언츠 이인복이 어느덧 시즌 8승을 올렸다. 반즈와 함께 팀내 최다승, LG 켈리(11승) SSG 폰트, 키움 안우진, KT 소형준(이상 9승)에 이은 다승 공동 5위다. SSG 김광현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KIA 양현종을 제쳤다.

투심과 제구력, 수싸움이 장점은 땅볼형 투수다. 올시즌 6m 펜스 신설, 그라운드 확장으로 대표되는 사직구장의 변화와는 큰 관계가 없다. 오히려 마차도가 빠지면서 불안해진 내야가 이인복에겐 부정적인 요소로 꼽혔다.

하지만 특유의 안정감이 빛을 발하고 있다. 선발로 등판한 경기만 보면 15경기 85이닝을 소화하며 7승7패. 평균자책점 3.81의 준수한 기록이 돋보인다. 올해 선발등판 후 5회 전에 교체된 건 15번 중 단 2번 뿐이다. 반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는 7번에 달한다. 5이닝 투수라는 선입견도 벗어던진 셈.

이인복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2014년 뒤늦게 프로에 입문했다. 대학 시절 토미존 수술(팔꿈치 내측인대 재건수술) 경력이 있긴 하지만, 직구 구속이 150㎞를 넘나들던 강속구 투수였다.

2015시즌 후 경찰 야구단에 입대, 병역 의무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 2019년까지 1군 등판 경험이 23경기에 불과한 무명 투수였다. 2차 2라운드라는 드래프트 순위가 아깝다는 혹평도 뒤따랐다. 특히 2019년 3월 삼성라이온즈전 8회에 등판, 단 1이닝 동안 무려 10점을 내주며 팀의 4대23 대패에 일익을 담당하기도 했다.

데뷔 첫승을 거둔건 프로 7년차 시즌인 2020년 5월 31일 두산 베어스전. 그 사이 질롱코리아를 다녀왔고, 각종 부상이 겹치며 직구 구속이 하락하는 아픔도 있었다.

분명한 건 지난해 전반기까지만 해도 15경기(14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7.71, 2군을 오가는 평범한 투수로 보였다. 하지만 그와중에 익힌 투심이 완전히 자리를 잡고, 래리 서튼 감독이 후반기 선발로 발탁하면서 이인복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2020년 후반기 성적은 10경기(선발 8) 47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04. 특히 선발로 나선 첫 7경기에선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며 '승리 요정'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롯데는 김진욱 나균안 이승헌 등 젊은 선발 후보가 많은 팀이다. 반면 이인복은 올해로 31세. 오프시즌 롯데가 팀 컬러 변화를 꾀하면서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다.

하지만 서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 앞서 이인복을 4선발로 점찍으며 변함없는 신뢰를 이어갔다. 이인복은 이에 확실히 보답하고 있다.

6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8승째를 낚았다. 6월 이후만 보면 5경기 3승1패 평균자책점 2.86. 이쯤 되면 '에이스'라 부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롯데 팬들의 '인복'으로 자리잡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