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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감독이 전부였던 삼성, 이번엔 진짜 달라질까 [김 용의 KBL 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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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삼성이 살아나야 KBL 인기도 살아날 수 있다!

서울 삼성은 KBL을 대표하는 명문팀이다. '삼성'이라는 간판만으로도 전통의 명가,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다. 수도 서울을 연고로 하며, 가장 규모가 큰 잠실실내체육관을 홈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몇 년간 암흑기를 거쳤다. 2016~2017 시즌 챔피언결정전 진출 후 7위-10위-7위-7위-10위에 그쳤다.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2019~2020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리그 조기 종료) 그 사이 서울의 맹주 자리는 라이벌 SK에 내주게 됐다. 성적으로나, 관중 동원으로나 이제 삼성은 SK를 따라잡기 힘든 현실이 됐다.

그나마 삼성의 위안거리는 선수보다 인기가 많은 감독, 이상민 뿐이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부진에, 선수들의 일탈까지 겹치며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이상민 감독 없는 삼성, 안그래도 암울한 상황에 단팥 빠진 붕어빵이 돼버렸다.

결국 반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건 농구 뿐. 일단 경기를 이기고, 성적이 나야 그 다음 마케팅을 하든 뭘 하든 효과가 난다. 난파선 삼성은 연세대 '호랑이' 은희석 감독을 내정했다. 뭔가 나사가 풀린 듯 했던 삼성 농구, 이를 꽉 조여달라는 의미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조짐이 이상했다. 창원 LG와의 개막전, 신승했지만 경기력은 불안했다. 다 잡은 경기,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그나마 상대가 자멸을 하며 운좋게 승리를 따냈다. 그 여파는 수원 KT, 안양 KGC전에 이어졌다. KT전은 18점차 리드를 역전당했다. 4쿼터 실책이 속출했다. KGC전도 잘싸우고 82대83 1점차 석패를 당했다. 경기 종료 3.4초전 역전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7억원 거액을 투입해 베테랑 이정현을 데려왔지만, 삼성의 고질인 접전 상황 승부처에서 무너지는 병이 전혀 고쳐지지 않은 듯 했다. 이 감독은 잘싸우다 지는 경기가 속출하자"접전 상황에서 선수들이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말을 달고 살았었다. 은 감독도 이 역전패 징크스가 계속해서 이어질까 마음 고생을 했다.

그런 삼성이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KGC전 1점차 역전패 후, 백투백 힘든 일정. 또, 전반을 크게 앞서다 3쿼터부터 추격을 허용했다. '이러다 또 지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선수단을 엄습하던 4쿼터, 마커스 데릭슨이라는 해결사를 앞세워 승리를 지켰다. 데릭슨은 혼자 13득점을 기록했다.

데릭슨도 중요했지만, 알토란 같이 7점을 보탠 이호현, 이동엽도 중요했다. 4쿼터 이정현이 10분, 김시래가 7분21초를 뛰었는데 두 사람 모두 무득점이었다. 그럼에도 삼성이 이겼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사람의 의존도를 줄여야, 삼성이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어차피 상대는 두 사람 위주 수비를 펼치는데, 그 함정 속으로 들어가는 건, 자멸의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수년째 터지지 않고 있는 임동섭, 이동엽, 이호현, 장민국 등이 완벽한 주전으로 발돋움해야 삼성이 강해질 수 있다. 1~2명의 핵심 선수로는 상대를 제압하기 힘들다. 오랜 시간 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지만, 늘 결과는 같았다. 시즌 초반 기대, 시즌 막판 실망. 은 감독도 이를 알고, 계속해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과연, 삼성은 달라질 수 있을까. 삼성이 살아야 농구 흥행에 더 큰 불이 지펴질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